고환율이 주요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는 환율 상승이 수출 증대 기대를 넘어서 원자재 수입비용을 급등시키고, 해외 투자 부담까지 가중시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12개 산업 협회는 20일 바이오, 반도체, 배터리, 철강, 석유화학, 정유, 디스플레이, 섬유패션, 식품 산업이 고환율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조선, 자동차, 기계산업은 고환율 상승으로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평가됐다.
바이오업계는 원료 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아 고환율로 원가와 임상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약업계의 자급률이 낮고 원자재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가격 상승은 곧바로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반도체업계는 고환율로 원가 상승과 해외 투자비 증가가 우려된다는 평이다. 수출의 20%를 차지하지만 원자재 국산화율이 낮고, 해외 공장 설립 부담이 커 장기적인 고환율 효과는 상쇄될 가능성이 크다.
배터리업계는 원자재 비용과 시설 투자비 증가가 부담이다. 원자재 가격과 시설 투자비 상승이 더해지면서 환손실을 만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디스플레이업계는 해외 공장 건설비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부품 가격 상승이 부담이다. 그러나 사전주문 생산 방식을 통해 일부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섬유패션 산업은 영세업체가 많아 고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아 생산 부진과 수익성 악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큰 부담이다. 고환율이 지속되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며, GMO 원료 확보 문제로 추가 상승 우려가 있다.
조선업은 수출 비중이 높아 고환율 상승으로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환헤지 비율에 따라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또한, LNG 선박의 기술 의존도가 높아 비용 부담이 증가할 우려도 있다.
자동차업계는 환율 상승 시 일부 완성차의 영업이익이 개선될 수 있지만, 부품 수입가 상승과 내수 시장 위축 등 부정적인 영향도 우려된다. 기계산업은 수입 의존도가 낮아 고환율에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원자재 비용 상승 등이 우려된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산업혁신본부장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관세 인상,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등이 시행될 경우 고환율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며 "기업들은 환헤지 등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정부는 통화 스와프 확대와 긴급 자금 지원을 통해 피해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