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라벨은 '천재'…음악세계 엿보는 것 자체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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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5-01-2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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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벨 피아노 독주곡 전곡 담은 앨범 선보여

  • "소리 색채와 질감, 분위기로 승부"

  •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접해…라벨 음악 '친숙'"

  • 월드투어도 "총 3시간…정신혼미하지만 뿌듯"

SeongJinCho_TheCompleteSoloPianoWorks 사진유니버설뮤직
SeongJinCho_TheCompleteSoloPianoWorks [사진=유니버설뮤직]

"라벨이 얼마나 천재였는지를 다시 느낄 수 있었어요."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지난 20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화상 간담회에서 라벨을 ‘천재’, ‘완벽주의자’라고 평했다.
 
조성진이 라벨의 피아노 독주곡 전곡을 담은 앨범을 선보인다. 그가 한 작곡가의 전곡을 녹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녹음을 계기로 그는 “라벨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라벨이 베토벤이나 모차르트에 비해서 많은 곡을 남기지 않았지만, 모든 곡이 주옥같다”며 “한 작곡가의 전곡을 녹음한 건 처음이다. 라벨이 얼마나 천재였는지를 다시 느끼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성진은 “라벨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며, 이번 녹음을 ‘배움’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오케스트라적으로 피아노곡을 쓰려고 했던 것 같다. 이를 고려해 녹음에 임했다”며 “라벨의 전곡을 배우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초기와 후기 (작품)을 나눌 때,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음악을 크게 발전시킨 게 대단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드뷔시 음악은 굉장히 추상적이어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반면, 라벨은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조성진은 라벨의 완벽주의적 성향을 고려해 “(해석에서) 소리의 색채와 질감, 분위기로 승부를 봤다”고 했다. 그는 “라벨은 제자들에게 ‘악보에 쓰인 대로 연주할 것’을 지시했다고 파리에서 공부할 때 들었다. 이점이 라벨의 어려운 점 중 하나”라며 “라벨의 곡은 해석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음악 전문지 ‘스케르초’는 지난 3월 마드리드에서 열린 조성진의 독주회에 대해 “아마도 우리 시대 최고의 라벨 해석가”로 평하는 등 극찬했다.  
 
사실 조성진에게 라벨은 '친숙함'이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릿광대 아침의 노래’를 처음 접하는 등 “어렸을 때부터 라벨 곡을 연주했다”고 한다. 만 12세였던 2006년에 금호아트홀에서 라벨곡을 연주했고, 중고등학교 시절엔 ‘스카르보’를 교실에서 즐겨 치며 친구들과 어울렸다. 파리 유학 시절엔 ‘거울’ 등을 접했다.

그는 “라벨의 ‘거울’을 배우기 전 제 레퍼토리는 바흐, 쇼팽, 모차르트, 리스트 등이었다”며 “라벨을 처음 접했을 때 다른 세계라고 느꼈다. 테크닉도 훨씬 어렵게 느껴졌다.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지만, 그 당시엔 그랬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번 녹음은) 단기간 벼락치기처럼 한 게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그 음악을 생각할 기회가 있었다”며 “예전부터 접했기 때문에 친숙한 작곡가여서 (녹음 자체가 스트레스긴 해도) 연주할 때 마음이 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조성진은 ‘라벨 탄생 150주년 기념 월드 투어’를 갖는다. 1월 25일 빈 콘체르트하우스를 시작으로 유럽, 북미, 아시아에서 투어 예정이다. 라벨 피아노 전곡이 한 번에 리사이틀에서 연주되는 경우 역시 흔치 않다.

조성진은 “리히텐슈타인에서 이 프로그램을 해봤는데 인터미션이 2번으로, 총 3시간이 걸렸다”며 “마지막 곡을 연주할 때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하고 나니까 뿌듯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벨의 음악 세계를 관객과 공유했다는 것, 또 저 스스로가 두시간반동안 라벨 음악 세계에 들어갔다는 것. 그걸 하고 나니 피곤한 것보다 굉장히 뿌듯하더라”라고 부연했다. 
 
조성진은 간담회 말미에 ‘행복’을 말했다.

“피아니스트는 굉장히 행복한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위대한 곡을 연주하면서 천재 작곡가들의 정신세계와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행복한 경험이죠.”

한편, 첫 번째 앨범인 ‘라벨: 피아노 독주 전곡집’은 1월 17일에 디지털과 2장의 CD로 발매됐다. 피아노 협주곡 두 곡이 수록된 두 번째 앨범은 2월 21일, 전체 트랙이 담긴 디럭스 에디션은 4월 11일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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