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로 지난해 7월 불거진 '블랙 먼데이' 사태와 같은 수준의 금융시장 충격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2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오는 23~24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연다. 교도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이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을 키울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며 "BOJ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환경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에 이어 같은 해 7월에 기준금리를 올린 후 추가 인상 시기를 저울질해왔다. 이달 금리가 0.5%로 인상되면 2008년 10월 이후 약 17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지난 블랙 먼데이 사태와 같은 금융시장 충격은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미국 노동시장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미국 경제 둔화 우려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8월에는 미국 고용지표가 안 좋아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컸고 그와 동시에 일본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맞물렸다"며 "근데 이번에는 미국의 긴축 사이클이 더 지속될 것이란 시그널이 나오고 있고 적어도 인하를 곧 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어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강하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아민 NH증권 연구원 역시 "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는 상대적 금리 차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지금 미국 금리 분위기는 당시와 정반대"라고 말했다. 이어 "청산의 대상도 크게 달라졌다"면서 "이번 사이클에서는 부문별로는 직접투자, 지역별로는 미국이 중심이라 과거 대비 이머징 익스포저가 작다"고 밝혔다.
특히 엔 캐리 트레이드의 규모를 보여주는 비상업(투기적) 엔화 선물순매도 포지션은 지난해 7월 대비 약 80% 감소했다. 한은이 지난해 분석한 전체 엔 캐리 트레이드 잔액은 506조600억엔, 향후 청산 가능성이 있는 자금은 32조7000억엔이다. 이 중에서도 비상업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은 5000억엔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지난주부터 시장과 지속해 소통을 실시해왔다는 점도 주목했다. 히미노 료조 BOJ 부총재는 위기 상황이 아니라면 깜짝 발표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언하며 지난해 금융시장 혼란을 의식하는 행보를 보였다.
류진이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OIS(Overnight Index Swap rate) 금리를 토대로 추정한 1월 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 반영 수준은 84.5%다"라며 "시장도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는 점에서 '블랙 먼데이'와 같은 현상 발생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류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에 따른 엔화 강세가 발생한다면 원화 역시 절상하는 모습 보일 것"이라며 "원화 절상이 발생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는 국고채 시장에서 시장 금리에는 단기적인 상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이를 활용한 거래방식이다.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를 빌린 후에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다른 국가 통화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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