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지정한 '2025년 가장 기대되는 신차'. 한국, 북미 시장 게임체인저가 될 현대차 아이오닉 9을 탔다. 개발 단계부터 기아 EV9을 의식한 아이오닉 9은 EV9보다 약 6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실제 타보니 정숙성으로서나 성능적으로나 1억원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못지 않다고 느껴졌다.
지난 12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경기 양평 이함캠퍼스까지 아이오닉 9을 타고 약 100km를 왕복 주행했다. 외관은 멀리서 봐도 크고 웅장하다. 대형 SUV 차주가 아니더라도 남녀노소 누구나 눈길을 줄만한 디자인이다. EV9과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지만 전폭은 같고 나머지는 아이오닉 9이 더 길다. 아이오닉9은 전장 5060㎜, 휠베이스 3130㎜, 전폭 1980㎜, 전고 1790㎜이다.
아이오닉 9 측면 [사진=권가림 기자]
EV9이 직선 형태의 각진 모습을 구현했다면 아이오닉 9은 전반적으로 매끄러운 곡선형 디자인과 쭉 뻗은 캐릭터라인 등을 기반으로 차량이 날렵하게 보이도록 설계됐다. 전면은 아이오닉 디자인 핵심 요소인 '파라메트릭 픽셀'과 최근 현대차 패밀리 룩인 '일자형 램프'를 조화롭게 섞었다. 측면 캐릭터 라인은 뒷부분 휠 아치 위를 대각선으로 감싸 차량 펜더 볼륨을 강조한다.
아이오닉 9 후면 [사진=권가림 기자]
후면부는 파라메트릭 램프가 'n자' 모양으로 감싸면서 색다른 인상을 심어준다. EV9의 진가는 2·3열에 있다. 2열 시트에서 다리를 완전히 뻗어도 1열 시트와 거의 닿지 않을 정도로 공간이 넓었다. 독립 공조 시스템과 수납공간이 적용됐고 3열에는 컵홀더까지 배치되는 등 소비자 편리함을 위한 디테일이 더해졌다. 2열은 180도 전환이 가능한 스위블 시트를 적용해 상황에 맞춰 시트를 활용할 수 있다. 실내 인테리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12.3인치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구성된 디스플레이는 곡선 형태로 연결돼 단정한 인상을 제공했다.
아이오닉 9 1열 [사진=권가림 기자]
주행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가속력이다. 공차중량이 2700kg에 달할 정도로 큰 덩치를 보유했지만 가속 페달을 밟자 무게가 무색하게 치고 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S곡선이나 경사도가 높은 오르막길도 큰 쏠림없이 올라갔으며 차량 추월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70km로 달리다 페달을 살짝 밟자 금새 시속 130km 이상까지 치솟았다.
아이오닉 9 2열 [사진=권가림 기자]
아이오닉 9 2열 [사진=권가림 기자]
마사지 시트 기능도 쏠쏠한 재미를 안겼다. 운전 중 허리디스크 예방하기 위해 마사지 기능이 작동됐다. 큰 시원함은 없었지만 장시간 운전에서 졸음을 깨우는데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폭설이 내렸지만 디지털 룸미러는 물 한 방울 없이 선명한 화질을 자랑했다. 항속형 2WD 모델 기준 최고 출력은 160㎾, 최대 토크는 350Nm다.
아이오닉 9 트렁크 [사진=권가림 기자]
차체가 큰 만큼 운전 편의사양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등은 주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상황에서 운전자를 보조한다. 실 전비는 ㎾h당 4.4㎞로 공인 복합 전비(4.1㎞)를 상회했다. 다만 2열 도어는 잘 닫히지 않았다. 아주 힘껏 도어를 밀어야 닫혔다. 다른 시승자 몇몇도 같은 문제점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