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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고환율·고유가에 지난달에도 생산자물가와 공급물가가 또 올랐다. 석 달 연속 상승세인 데다 오름 폭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향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월(119.52)보다 0.6% 오른 120.18(2020년 수준 100)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0.1%) 넉 달 만에 반등한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오름폭도 지난해 11월 0.1%, 12월 0.4%, 지난달 0.6%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 올라 18개월째 오름세를 유지했다.
전월 대비 등락률을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4.0% 폭등했다. 지난해 생육 기간 중 이상고온 등의 영향으로 출하 물량이 감소하면서 농산물(7.9%)이 오르고 수산물(1.4%)도 상승한 영향이다.
세부 품목 중에는 농산물 중 딸기(57.7%), 감귤(26.5%)가 급등했다. 물오징어(8.4%), 멸치(13.9%)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서비스 중에선 휴양콘도(18.0%), 국제항공여객(6.1%), 냉장및냉동창고운영(3.8%) 등이 올랐다.
공산품 중에는 원두커피(8.4%), 가금류포장육(10.8%), 경유(7.7%), 휘발유(5.6%), 부타디엔(9.3%), 알루미늄주물(7.9%), LED(5.4%)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6% 상승했다. 지난해 11월(0.6%), 12월(0.7%)에 이어 이달에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원재료(0.7%), 중간재(0.5%), 최종재(0.6%)가 모두 상승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생산자물가 상승은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겠지만 품목에 따라서 그 시기와 정도는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생산자물가는 소비재 외에도 원재료, 중간재, 자본재가 다 포함된다"며 "원재료와 중간재의 가격 변동은 기업의 생산비용 상승을 통해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될 수 있는데 기업의 가격 정책에 따라 반영 정도나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비재의 경우에도 생산자가 공급하는 가격이 반영된 것이므로 유통단계에서의 마진, 할인 등은 포함이 안 된 수치"라며 "소비자물가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단계에서의 가격이기 대문에 유통단계에서 할인, 마진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지에 따라 소비자물가 변동률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이달 국내 공급 물가 흐름을 두고 "변동 폭에 불확실성이 있어서 2월 말까지 더 지켜봐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자물가는 원가 측면에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의 영향을 받는데 2월 들어서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전월 평균 대비 다소 내렸다"며 "국내외 경기동향과 공공요금 조정의 영향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1월 총산출물가지수 역시 0.7% 높아졌다. 농림수산품이 3.8%, 공산품이 0.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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