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 간 관광 교류가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경색됐던 양국 관계가 무비자 입국 정책 등을 계기로 지난해 말께부터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교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감돌면서 양국 간 관광 교류는 현재보다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중 양국은 오랜 기간 냉각기를 지속해왔다. 특히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을 노골화하자 문화·관광업계는 그야말로 ‘패닉’에 빠졌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016년 말 한국행 단체여행을 축소하고 중국의 한 음원 유통 사이트에서는 K-팝 차트를 감쪽같이 없애더니 급기야 한국 여행상품 판매까지 전면 금지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의 한한령 지침은 방한 중국인 급감으로 이어졌다. 2016년 820만명을 기록했던 방한 중국인은 사드 배치로 인해 양국 관계가 경색된 2017년 439만명까지 추락했다. 2016년 519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방중 한국인 역시 2017년엔 바닥을 찍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더 고꾸라진 양국 간 관광 교류는 개별여행객 중심으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하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무비자 입국 허용 지침을 발표하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한국 등 9개국을 대상으로 관광 목적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무비자 정책 시행 이후 비자 발급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면서 중국 여행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고 중국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은 급속도로 늘기 시작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여행을 떠난 내국인 여행객은 121만4455명으로 지난해 1월 대비 39.1% 늘었다.
특히 중국 정부의 무비자 정책은 젊은 여행객 발길을 이끄는 계기가 됐다. 무비자 정책으로 리드타임(여행 예약일부터 여행 예정일까지 기간)이 짧아지면서 즉흥적인 자유여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일본과 동남아를 대체할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젊은 여행객이 유입되면서 최근 디즈니랜드와 쇼핑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갖춘 도시 상하이 예약률이 치솟았다. 상하이 대형 쇼핑몰 내 훠궈 전문점부터 타이캉루 예술거리 등지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을 심심찮게 마주할 수 있다. 기념품을 구매하고 커피나 탕후루, 꼬치 등 간단한 간식을 즐기는 한국인도 부지기수다.
최근 중국 상하이를 다녀온 김모씨(20)는 "중국을 무비자로 갈 수 있게 돼서 중국 여행을 계획하게 됐다"면서 "숙박비와 식비, 항공료 등이 생각보다 저렴해서 부담 없이 여행하기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460만명을 기록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위 일본(322만명)보다도 100만명 이상 많았다.
한국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 대상 비자 발급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방한 관광객 확대를 위해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해 한시적인 무비자 입국도 검토 중이다. 여기에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도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는 만큼 향후 양국 간 교류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