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성 노동자 다룬 '아노라', 아카데미 휩쓸다…작품상 등 5관왕

영화 '아노라'가 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관왕을 차지했다. [사진=연합뉴스 AP]

성(性) 노동자 이야기를 그린 영화 '아노라'가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었다.

2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는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개최됐다.

이날 영화 '아노라'는 작품상을 포함해 4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각본상을 시작으로 편집상, 감독상, 여우주연상에 연이어 호명되었고 마지막 작품상까지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영화 '아노라'는 뉴욕 스트리퍼 아노라가 철부지 러시아 재벌 2세 이반과 충동적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이를 알게 된 이반의 가족이 혼인 무효 소송을 위해 하수인 3명을 보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5월, 제7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남우주연상은 '브루탈리스트'의 애드리언 브로디가 수상했다. 그는 2003년 영화 '피아니스트'로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으며, 이번이 두 번째 오스카 수상이다. 여우주연상은 '아노라'의 마이키 매디슨이 차지했으며, '서브스턴스'의 데미 무어 등 강력한 후보들을 제쳤다.

영화 '아노라' 션 베이커 감독 [사진=연합뉴스 AP]

남우조연상은 '리얼 페인'의 키에란 컬킨, 여우조연상은 '에밀리아 페레즈'의 조 샐다나에게 돌아갔다. '듄: 파트2'는 음향상과 시각효과상을, '위키드'는 미술상과 의상상을 수상하며 기술 부문에서 강세를 보였다. '서브스턴스'는 분장상 1관왕에 그쳤다.

국제장편영화상은 브라질 영화 '아임 스틸 히어'가 차지했으며,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인사이드 아웃2'를 꺾은 '플로우'가 받았다. 단편 애니메이션상 후보로 '구름빵' 작가 백희나의 그림책 '알사탕'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 올랐으나, 최종적으로 '사이프러스 그늘 아래'가 수상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한국 걸그룹 블랙핑크의 리사가 축하 무대를 펼쳐 화제를 모았다. K팝 가수 최초다. 리사는 자신의 솔로곡 '본 어게인'에 참여한 도자 캣, 레이와 함께 영화 '007' 시리즈 헌정 무대를 선보였다. 이들은 '리브 앤 렛 다이'(Live and Let Die), '다이아몬드는 영원히'(Diamonds Are Forever), '스카이폴'(Skyfall) 등을 불렀으며, 이는 '007' 시리즈의 총괄 프로듀서에게 주어진 거버너 어워즈 이후 마련된 특별 무대였다. 리사는 강렬한 퍼포먼스와 함께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927년 창설된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관하는 미국 최대 영화 시상식이다. 전 해에 발표된 미국 영화 및 미국에서 상영된 외국 영화를 대상으로 작품성과 예술성을 평가해 시상한다.

다음은 제97회 아카데미시상식 수상자(작) 리스트다

△ 작품상= '아노라'
△ 남우주연상= 애드리언 브로디('브루스탈리스')
△ 여우주연상= 마이키 매디슨('아노라')
△ 남우조연상= 키에란 컬킨('리얼 페인')
△ 여우조연상= 조 샐다나('에밀리아 페레즈')
△ 감독상= 션 베이커('아노라')
△ 각본상= 션 베이커('아노라')
△ 각색상= 피터 스트로갠('콘클라베')
△ 편집상= 션 베이커('아노라')
△ 미술상= 나단 크로리 리샌들스('위키드')
△ 의상상= 폴 타즈웰('위키드')
△ 분장상= 피에르 올리비에 페르생 외 2명('서브스턴스')
△ 음악상= 대니얼 블럼버스('브루탈리스트')
△ 주제가상= 'El Mal'('에밀리아 페레즈')ㅁㅁ
△ 음향상= 가레스 존 리차드 킹 외 2명('듄: 파트2')
△ 시각효과상= 폴 램버트 스티븐 제임스 외 2명('듄: 파트2')
△ 국제장편영화상= '아임 스틸 히어'
△ 장편애니메이션상= '플로우'
△ 단편애니메이션상= '사이프러스 그늘 아래'
△ 단편영화상= '나는 로봇이 아닙니다'
△ 장편다큐멘터리상= '노 어더 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