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두 달 만에 연방 정부가 업무를 일시 중단하는 '셧다운(폐쇄)' 발생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집권 여당인 공화당이 이를 막기 위해 임시 예산안을 공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은 8일(현지시간) 2025 회계연도(2024년 10월 1일∼2025년 9월 30일) 임시 예산안을 발표했다. 연방 정부 셧다운 마감시한인 오는 14일 이전에 추가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켜 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함이다.
미 의회는 여야 간의 이견으로 인해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셧다운을 막고 예산 법안을 협상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전년도 수준의 수개월짜리 임시 예산안을 편성한다. 현재 의회는 이미 두 차례의 임시 예산안을 처리했고, 이를 통해 오는 14일까지는 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임시 예산안은 방위비만 소폭 증액한 대신 다른 항목들은 대거 감축한 가운데 민주당이 반발하고 있어 예산안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공화당의 임시 예산안은 방위비를 제외한 정부의 재량 예산을 전년 대비 130억 달러(약 18조8400억원) 감축했다. 반면 방위비는 약 60억 달러(8조7000억원) 증액했고, 불법 이민자 추방에 필요한 추가 예산도 책정했다.
공화당이 이번에 내놓은 임시 예산안은 11일 하원에서 표결에 부쳐질 계획이다. 현재 하원 의석은 총 435석 중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4석으로 공화당 이탈표를 막으면 하원에서는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공화당의 상원 의석수는 53석으로, 예산안 처리에 필요한 60석보다 적은 상황이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존슨 의장은 하원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킨 뒤 하원을 휴회할 계획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하면 상원에서 예산안을 수정해 다시 하원으로 돌려보낼 길이 차단된다. 그러면 상원 민주당은 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공화당에 유리한 예산안을 받아들이거나 예산안을 반대해 셧다운에 책임을 뒤집어쓰는 방법밖에는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9월말까지가 아닌 협상에 필요한 시간 동안만 적용되는 짧은 임시예산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화당의 예산안에 대해 "매우 좋은 예산안"이라며 "공화당 전원이 다음 주에 투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우리 정부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텐데 우리는 그것을 허용할 수 없다.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 반대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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