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8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정부와 군 고위관계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란이 핵무기 개발 문제를 협상하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의를 거부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정부와 군 고위관계자 회의에서 “겁박하는 강대국의 협상 요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시도가 아니라 자기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은 그들의 기대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대화를 제안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폭스 비즈니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막기 위해 이란을 군사적으로 처리하거나 협상을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위협했다.
브라이언 휴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이란 정권이 테러보다 자국의 국민과 최고 이익을 우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을 거부할 경우 이란에 군사적 조처를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지난달 초에는 이란에 대한 고강도 경제 제재 등으로 최대 압박에 나서도록 재무부에 지시하는 각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전임자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 이뤄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 행동계획)가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 채 경제적 보상만 제공한다며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하메네이는 지난달 7일 미국이 JCPOA 타결 3년 만에 이를 일방적으로 뒤집은 일을 가리켜 “지금 재임 중인 사람이 그 합의를 파기했다”며 “미국과 협상해도 아무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서 AFP통신 기자와 만나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미국이 최대 압박 정책과 위협을 계속하는 한 미국과 직접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란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순전히 방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서방은 이를 불안정하고 갈등이 끊이지 않는 중동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보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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