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트럼프발 불확실성'에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공격적 관세 정책을 추진하며 올해 경제 전망이 악화한 가운데 연준도 관망 자세를 취했다.
연준은 19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미 예상되고 있었던 바로 지난 1월에 이어 2회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작년 9월 금리 인하를 개시한 후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100BP(1BP=0.01%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연준은 금리 발표 후 성명에서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며 금리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월 FOMC 회의에서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언급한 문구에 비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것을 시사한 것이다. 동시에 연준은 4월부터 매월 미국채 상환 한도를 종전 250억 달러(약 36조원)에서 50억 달러로 낮추며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 속도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정책 속도를 늦추겠다는 것이다.
또한 관심을 모았던 연준의 경제전망요약(SEP)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2차례에 걸쳐 각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했는데, 이는 작년 12월 SEP와 같은 전망이다. 반면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 위원도 4명으로 작년 12월(1명)보다 크게 늘어났다.
아울러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1.7%로 12월(2.1%)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반면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7%로 12월(2.5%) 대비 상승했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 역시 4.4%로 12월 대비 0.1%포인트 올랐다. 전반적으로 성장률은 둔화하는 반면 물가는 오르면서 경제 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월 연준의장은 이 같은 경제 전망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 관세 정책에 따른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금리 발표 후 기자 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전망 상승과 관련해 "이는 앞으로 다가올 관세에 따른 것"이라며, 연준의 인플레이션 인하 노력이 "당분간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현재 심리가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는 아마도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하는 정부 초기의 혼란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는 전혀 (금리) 움직임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현재 정책 스탠스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대처하는 데 적합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가 여기서 해야 할 일은 경제 상황이 어떤지 보다 분명하게 드러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를 비롯한 경제 정책 및 그 여파에 따라 연준의 향후 행보가 결정될 전망이다. 네덜란드계 은행 ING는 "연준은 여전히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출 삭감과 무역보호주의 정책은 성장 전망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연준은 연내 손을 써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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