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도쿄 남쪽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 용광로 터에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쓰비시상사가 철강기업 JFE홀딩스와 함께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운영한다고 26일, 보도했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곳은 JFE가 2023년 가동을 중단한 가와사키시 소재 동일본제철소 부지다. 두 기업은 올해 중에 사업 조사를 진행하고 가와사키시 등과도 조율한 후 투자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공장이나 제철소 등 기존 산업 거점을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에 필요한 새로운 정보 산업 인프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전자제품 업체 샤프의 오사카부 사카이시 공장 일부를 매입해 오픈AI와 함께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고 공표했다. 미쓰이부동산은 히노자동차가 보유한 도쿄 히노시의 공장 부지 일부를 2023년에 매입해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을 맡을 미쓰비시상사는 고성능 반도체를 탑재한 서버를 대량으로 확보해 생성형 AI 등의 수요 증가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에 드는 총비용은 1000억∼1500억엔(약 9760억∼1조463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와사키 데이터센터는 미쓰비시상사 그룹이 운영하는 다른 거점과 마찬가지로 생성 AI용 정보를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미국 엔디비아 등의 고성능 반도체를 사용한 서버를 설치하게 된다.
미쓰비시상사는 현재 도쿄를 중심으로 하는 간토 지방과 오사카를 중심으로 하는 간사이 지방에서 총 8곳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들 시설의 전력 용량은 16만8000㎾다. 미쓰비시상사는 일본 내에서는 통신 대기업 NTT에 이어 데이터센터 시장 점유율 2위다. 이번에 건설되는 가와사키시 데이터센터의 예상 소비 전력은 6만∼9만㎾로, 미쓰비시상사 시설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미쓰비시상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룹 내 재생에너지 등 전력 사업 부문 및 부동산 개발 사업 부문과도 협력해 공장 부지 등을 이용한 데이터센터 설치를 확대할 생각이다.
이처럼 대도시 근교 공장 부지에 데이터센터 설치 움직임이 잇따르는 데 대해 닛케이는 “전력 공급 등이 용이하다는 점 등이 배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공장 부지 재개발 차원에서 데이터센터 설치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조사기관인 후지키메라종합연구소는 일본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2029년까지 5조4036억엔(약 52조7000억원)에 달해, 2024년 대비 3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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