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상호관세는 전형적인 관세 협박 행위다.”- 인민일보
“2008년과 맞먹는 위기 발발을 앞당길지는 백악관에 달렸다.” - 관찰자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조치에 중국이 '맞불 관세'로 대응한 가운데, 중국은 미국을 비판함과 동시에 미국의 압박에도 충분히 견딜 수 있다며 연일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7일 자 1면의 절반을 사실상 미국발(發) 관세전쟁을 겨냥한 칼럼 2개로 채웠다. 신문은 이날 '높은 수준의 개방을 단호히 추진하자'는 제목의 논평을 게재해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의 핵심은 미국 국내 경제의 불균형"이라며 "관세를 부과해도 무역적자는 절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이날 '자신의 일에 집중하라'는 제하의 논평도 함께 게재해 “지난 8년간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중국은 풍부한 투쟁경험을 쌓았다”며 “미국의 관세 강압 충격에 맞서 중국은 강력한 대응 능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논평은 “최근 시장 다각화로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온 만큼, 대미 수출감소가 중국 경제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경제는 압박할수록 더 강해지는 탄력성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또 미국의 압박에도 중국 경제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과학기술 혁신과 핵심기술 돌파는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도 이날 '중국은 화합을 중시하지만, 경제 괴롭힘에는 단호히 반대한다'는 제하의 사평을 게재했다. 사평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맞서 중국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논쟁이 일어나는 것을 겁내지 않는다(不惹事, 也不怕事)’는 대국의 기개와 중국의 주권, 안전 및 발전 이익을 수호하려는 확고한 결심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평은 “중국은 항상 중·미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끌어올리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결의를 보여줌과 동시에 미국이 세계 경제 무역 규칙을 무분별하게 짓밟고 중·미 간에 형성된 안정적인 관계를 훼손하고 중국 기업과 소비자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해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미국은) 중·미 간에 상호존중이 있어야만 화목하게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관찰자망은 전날 선이(沈逸) 푸단대학 국제관계·공공사무학원 교수를 인용해 “트럼프는 '상호관세'를 발표할 당시 중국이 미국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반격을 할 것이란 최악의 시나리오는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선 교수는 “이제 공이 미국 쪽으로 넘어갔다”며 “미국 경제가 급격한 하락의 위험에 직면하지 않도록 이성적인 반응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의 체면을 위해 계속해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돌이킬 수 없이 장기적인 타격을 서로 교환하고, 심지어 (세계 경제위기가 발발한) 2008년과 맞먹는 위기를 앞당길 것인지 선택권은 백악관에 있다”고 전했다.
앞서 5일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한 미국을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새벽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등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4일(현지시간) 각각 5%대 하락 마감했음 보여주는 사진과 함께 "증시가 말해준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에 따른 글로벌 무역전쟁의 격화 우려에 경기침체 공포가 커져 미국 증시가 이틀 연속 패닉에 빠진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밖에 중국자동차공업협회와 중국방직공업연합회, 중국경공업연합회 등 관련 업계도 연일 미국 정부 규탄 릴레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중국기계전기제품수출입상회는 "미국의 상호관세를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중국 정부의 모든 대응 조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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