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국가 핵심 사업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남북 고속도로망이 외형적인 확장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편도 1차로(왕복 2차로)라는 기형적인 도로 구조에 필수 시설인 휴게소 부족 문제까지 겹치면서, 이번 뗏(Tet·설) 연휴 기간 고속도로 본선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달 28일(현지 시각) 베트남 청년신문에 따르면, 올해 구정인 뗏 이후 호찌민시로 향하는 차량이 급증하면서 반퐁–냐짱, 냐짱–깜란, 깜란–빈하오, 빈하오–판티엣 구간 휴게소에서 극심한 혼잡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려드는 차량이 좁은 임시 휴게소로 진입하기 위해 길게 꼬리를 물었고, 설상가상으로 비상 차로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편도 1차로 구조 탓에 본선을 달리던 차량들마저 오도 가도 못하고 멈춰 섰다.
휴게소 인프라 부족은 운전자들을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았다. 휴게소 진입에 실패한 일부 운전자들은 좁은 비상 차로 구간에 아슬아슬하게 차를 세우고 용변을 해결해야 했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은 온라인으로 차량용 간이 화장실을 미리 구매하거나, 장시간 정체에 대비해 아예 물 섭취를 줄이는 등 고육지책을 동원했다. 명절마다 교통 대란이 발생했던 8·90년대 한국 상황을 연상케 한다.
베트남 도로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뗏 연휴라는 특수성에 따른 갑작스러운 교통량 증가 때문"이라며 장기적인 정체 요인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20년 경력의 운송업 종사자 호앙 타인 안 씨는 "도로가 뚫려 이동은 편해졌지만 정작 제대로 쉴 곳이 없다는 게 치명적"이라며 "단속 카메라에 찍힐까 불안해하면서도 갓길에 차를 세워 용변을 봐야 하는 실정으로 운전자들이 바라는 건 마음 편히 화장실을 가고 식사할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베트남 도로국은 설 연휴를 앞두고 꽝응아이에서 카인호아를 잇는 동부 남북 고속도로의 휴게소 건설 공사가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각 사업관리위원회와 투자자들에게 인력과 장비를 집중 투입해 공사 속도를 높일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러한 공사 지연의 이면에는 정책 변경에 따른 행정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초기 설계 당시 1헥타르 남짓이었던 휴게소 면적 기준이 최근 양방향 각각 3~5헥타르 규모로 대폭 확대되면서, 추가 토지 수용과 용도 변경 등 복잡한 행정 절차가 추가되어 부지 확보 단계부터 발목이 잡힌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의 ‘계획 단계 부실’을 근본 원인으로 지목한다. 응우옌 반 꾸옌 베트남 자동차운송협회 회장은 "과거의 고속도로 사업들은 아스팔트를 까는 인프라 확충에만 치중했을 뿐, 필수 서비스 시설을 함께 구축하는 종합적인 시각이 결여되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추가 건설될 2000km 구간에서는 이 같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며 "국가 예산 사업은 휴게소 위치 확정과 토지 수용 절차를 도로 건설과 동시에 진행하고 민간 투자 사업(PPP) 역시 초기 단계부터 지자체와 협력해 부지 관련 행정 절차를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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