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대선 출마에 맞춰 저서 '분노를 넘어, 김동연'을 출간한다고 김 지사 측이 8일 밝혔다.
책에는 김동연 지사의 흙수저 스토리에서부터 경제부총리, 기재부 예산실장, 청와대 비서관 등을 지내면서 겪은 일화, 정계 입문 후의 비화, 경기도지사이자 대선주자로서의 비전 등이 담겼다.
책의 내용 중 첫 번째 분노는 판잣집, 강제이주민, 이어진 천막살이의 극빈 상황 속에 상고 진학을 하게 된 그의 ‘환경에 대한 분노’가 담겼다.
내용 중에는 “집이 폭삭 망했다. 빚잔치 뒤에 우리 가족은 쫓기듯이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으로 옮겼다. 당시 서울에서 가장 가난한 빈민들이 살던 곳이다. 나는 그 동네에서 중학교를 다녔다. 몇 년 후 무허가 판잣집은 철거됐고 그곳에 살던 주민들은 ‘광주대단지’(성남시의 모체)라는 곳으로 강제 이주됐다. 그곳에 우리 가족은 천막을 치고 살았다”는 내용이다.

두 번째 분노는 차별에 대한 분노, 그리고... 같은 행원 중에 나이가 비슷한 대졸 친구가 둘이 있었다. 하루는 함께 술을 마시다가 이런 말을 들었다. “야간대학이나 다니는 주제에….취중에 무심코 나온 농담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오래 그 말을 잊을 수 없었다“(중략)
첫 번째 반란은 ‘내 틀을 깨는 반란’ “만약 아버지와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처음에는 아버지를 원망하리라 생각했다. 뭐가 그리 급해서 젊디젊은 아내와 자식 넷을 두고 그리 빨리 가셨냐고, 장남인 제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시냐고, 제 좁은 어깨에 너무 무거운 짐을 얹어서 힘에 겹다고, 왜 이렇게 우리 가족을 고생시키느냐고···.(중략) 또 한참 뒤에는 아버지에게 자랑하고 싶은 일들을 이야기해 드리고 싶었다.
어린 나이에 직장 생활하면서 가족들을 돌보고 있다고. 은행 다니며 야간대학에도 진학했다고. 죽도록 공부해서 행정고시와 입법 고시에 합격했다고. 경제기획원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어려운 과정을 거쳐 국비와 풀브라이트(Fulbright) 장학금을 받아 미국에서 박사까지 공부했다고. 자리나 승진보다는 ‘사회 변화에 대한 기여’를 신조로 공직 생활을 하고 있다고. 아버지가 그렇게 바꾸고 싶었던, 본관(本貫)이 잘못 기재된 호적도 정정했다고. 동생 셋 모두 가정을 이루게 했다고. 늙어가는 어머니 잘 모시려고 애쓰고 있다고···”라고 적고 있다.

두 번째 반란은 '사회를 뒤집는 반란' ”공직자로 내가 가장 열성을 쏟은 일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바로 이 비전 2030 작업이라고 이야기한다. 비전 2030은 대한민국이 복지국가로 가는 로드맵이었다. 대한민국 경제의패러다임을 바꾸는 전략이었다. 그리고 이 전략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재정 계획까지 갖춘, ‘신(新) 경세유표’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비전 2030’을 보고받고 무척 흡족해했다. 재임 중 받은 보고 중에 최고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전체적인 흐름과 핵심을 정확하게 짚었고 전문적인 부분까지 꼼꼼하게 물었다. 특히 재정 계획과 재원 조달 방안이 함께 만들어진 것에 대해 감동했다“고 회고했다.
마지막 반란은 우리 정치를 바꾸는 ‘유쾌한 반란’이다. "국민의 삶을 제대로 한번 바꿔보겠다고 시작한 게 나의 정치다. 전쟁 같은 국민의 삶과 끝없는 정쟁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시작한 반란이다.
기회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데 주저함이 없는 기득권, 진영 양극단으로 갈라진 정치, 역사상 가장 똑똑한데도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가 될 위기에 처한 청년들, 세계 최하위의 출산율,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까지. 이대로는 안 된다. 새로운 반란이 필요하다. ‘Buy Korea’가 아닌 ‘Bye Korea’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금의 대한민국과의 ‘결별’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반드시 기득권 내려놓기와 연결되어야 한다. 승자독식 구조로 고착된 주요 권력기관의 기득권, 공직사회와 법조계의 공고한 ‘전관 카르텔’ 기득권, 나아가 정치 기득권을 타파해야 한다. 경제대연정과 5대 빅딜은 내 편 네 편 나누지 말고, 고통을 함께 짊어져야 한다는 사회적 대타협에 대한 호소다.
‘유쾌한 반란’은 이미 시작되었다. 싸움질만 일삼는 정치, 한 번 잡으면 놓을 줄 모르는 기득권, 무기력하게 소멸로 향하는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저항이자 절규다. 기꺼이 그 유쾌한 반란에 앞장서겠다.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더 많은 이들이 동참하는 새 시대를 여는 데 나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을 향한 반란, 그 유쾌한 반란에. 그대. 함께 가자"고 부탁했다.

책에서 김동연 지사의 공직관 중에 공직 생활에서 물러나야 할 때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거나 또는 스스로 비전이 없어질 때. 일에 대한 열정을 느끼지 못하고 문득 무사안일에 빠지자는 유혹에 굴할 때. 문제를 알면서도 침묵할 때. 문제의 해결 방안을 엉뚱한 곳에서 찾는 무능력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노안(老眼)처럼 느끼게 될 때. 잘못된 정책을 국민을 위한 것일 줄 알고 고집하는 확신범이란 생각이 들 때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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