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세계화로 인한 IT 혼란, 제대로 대비하는 법

최윤석 가트너 코리아 시니어 파트너 사진 제공브라이먼 커뮤니케이션스
최윤석 가트너 코리아 시니어 파트너. 사진 제공=브라이먼 커뮤니케이션스


세계는 하나의 유기체와 같다.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지구 반대편의 혼란도 무시할 수 없다. 각지의 분쟁은 세계 물가와 유통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1년 수에즈 운하에 단 한 척의 화물선이 6일간 좌초됐을 때는 세계 물류의 12%가 정지돼 유가 폭등과 물류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IT 생태계에서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물리적 제약이 없고 데이터 이동 속도 또한 빨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발생한 사고가 광범위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은 복잡한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속에서 비즈니스 연속성을 지키려면 애플리케이션에 복원력을 내재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적 요인뿐만 아니라 인적·물리적 요인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하고,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혼란에 대비해 애플리케이션을 적응시키고 준비해야 한다. 2028년까지 70%의 기업이 네트워크 복원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적으로 다각화된 공급망 모델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IT 인프라는 거미줄처럼 서로 엮여 있고 전 세계가 몇몇 해저 케이블에 데이터 전송을 의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해저 화산 폭발,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나 의도적인 해저 케이블 손상은 특정 국가나 지역의 인터넷을 마비시킬 수 있다. 지난해 7월 한 사이버보안 업체로 인한 전 세계 IT 시스템 대규모 장애는 글로벌 IT 인프라의 연결성과 취약성을 동시에 보여준 사례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총체적 대비가 필요하다.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정부 규제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데이터, 기술, 인력 이동에 기반한 기술 공급업체는 이런 규제로 인해 경쟁력 및 애플리케이션 제공 역량 저하 문제를 겪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 간 연합을 통해 글로벌 전략을 수정하고, 애플리케이션 제공 방식을 지역화된 모델로 재평가할 수 있다. 외부 공급업체가 개인정보 보호 및 현지화 규정을 준수하도록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속 가능성 또한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과제다. 현재 기업이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도록 압박하는 두 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에너지 소비 구조를 변화시키는 혁신 기술이다.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AI 사용은 데이터센터 증설과 막대한 에너지 소모로 이어진다. 결국 기업은 환경 영향 최소화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외부의 압박에 직면할 것이다.

둘째는 공급업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에 대한 책임이다. 소비 기반 모델의 확산은 IT 부서가 탄소 발자국을 추산할 수 없게 만들어 지속 가능성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든다.

기업은 애플리케이션 및 공급업체 선정 과정에서 추가적인 실사를 진행해 비용, 성과, 환경 목표를 모두 충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ESG 요소를 공급업체 평가의 필수 기준으로 설정하거나 비중을 높이고, 지속 가능성 목표에 대한 업체의 지속적인 성과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IT 업계는 세계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근시안적인 접근 방식으로는 복잡하고 다각적인 영향이 생성하는 혼란을 막을 수 없다. 총체적인 대응 전략만이 유기적인 IT 생태계에서 기업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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