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과거를 잊지 말고 미래로 나아가자

노희진 BNK투자증권 감사위원장
노희진 BNK투자증권 감사위원장

예상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한민국의 제21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12월 3일 윤석열의 계엄 발표로 시작돼 6월 3일 대통령 투표가 있기까지 6개월간의 사회적 혼란은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다. 

내란 세력과 독재 세력으로 상대방을 비방하며 편을 갈라 죽기 살기로 싸워온 우리 사회가 다시 뭉쳐 향후 닥쳐올 대내외적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국제 사회에서 제대로 대접받는 나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난 6개월의 혼란은 어찌 보면 보수적 성향의 산업화 세력과 진보적 성향의 민주화 세력 간 갈등이다. 산업화 세력은 경제적 발전을 위한 성장 정책에 주안점을 둔다. 1960년대 초반 국민소득 100달러였던 세계 최빈곤 국가를 국민소득 3만6000달러의 나라로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있다. 민주화 세력은 독재 정치를 타파하기 위한 운동권 출신이 주축을 이뤘다.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추구하고 분배 정책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이번 선거에서 김문수가 고령층과 영남에서 지지를 받았고 이재명은 4050세대와 호남에서 지지를 받았다. 초기 성장 정책을 주도한 박정희의 출신지인 영남이 산업화 세력의 정치적 근거지라면 박정희 대척점에 서 있었던 김대중의 출신지인 호남 지역이 민주화 세력의 정치적 근거지라 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은 각각 49.42%, 41.15%, 8.34%를 받았다. 탄핵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의 경사도를 감안하면 어느 한 편의 완승이라고 할 수 없는 스코어다. 계엄으로 인한 탄핵을 당한 국민의 힘에 대해 회초리를 크게 들어야 되지만 그러한 원인 제공을 한 민주당과 개인적 사법 리스크가 있는 이재명에게도 절대적 지지를 하기 어려웠던 환경의 결과라 할 수 있다.  

AI시대는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앞날이 달려 있다. 예를 들어 엄청난 전기가 필요한 AI시대 탈원전 주장은 어리석다. 원전이 위험해서 사용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사람은 비행기나 자동차를 탈 자격이 없다. 운송의 편익이 비행기나 자동차에 내재하는 위험보다 크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러한 교통 수단을 이용한다.

원전도 안전성 제고를 위해 기술을 향상하고 혹시 있을지 모를 재난에 대한 대비 태세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 탈원전을 하면 과도한 화석 연료 사용으로 기후 변화 같은  더 큰 위험을 맞을 수도 있다. 기업 생산품 원가의 주요 요소인 산업용 전기 요금은 2017년 이후 58%가 상승했고 미국이나 중국보다 40% 이상 비싼 것으로 보도되었다. 기업의 국제 경쟁력에 전기료가 주요 역할을 한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싸고 깨끗한 원전 에너지를 배척했다. 이번 정부는 그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

새 대통령을 뽑는 것은 국민 개개인의 미래의 선택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역사의 교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첫날 민주당은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소위를 열어 대법관 증원을 골자로 한 법원 조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삼권분립을 위협하는 입법은 자제해야 한다. 정치계는 과거의 잘못을 잊지 말고 협력해 나라와 사회의 발전을 위해 미래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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