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관세 칼날 겨눈 미중, 진검 승부 나서나

  • 세계 금융시장 급락… 韓도 수출·환율·증시 삼중고 우려

  • '치킨게임' 된 미중 무역전쟁…디커플링 현실화되나

  •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증시·환율·채권 불확실성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사진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사진=AFP연합뉴스]

그동안 전 세계를 상대로 마구잡이로 관세 칼날을 휘두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제 중국 하나만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중국도 물러서지 않고 맞대응 의지를 천명하며 본격적인 미·중 대결을 예고했다. 전 세계는 상호관세 유예로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앞으로 미·중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또 다른 역풍이 닥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대중국 관세를 종전 104%에서 125%로 즉시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이 이날 발효된 미국의 상호관세에 반발해 미국에 총 84%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것에 대응한 조치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한국 등 다른 국가에는 국가별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해당 기간 중 10%의 기본 관세만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중국만 분리해 포위 작전에 나서겠다는 조치이다.

중국도 맞대응에 나섰다. 중국은 10일 위안화 기준환율을 2023년 9월 이후 최고치인 달러당 7.2092위안으로 절하(위안화 가치 하락)해 고시한 데 이어 예고한 대로 84% 보복관세를 발효시켰다. 위안화 절하는 트럼프 1기 당시에도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 인상에 맞서 사용한 조치로, 관세 전쟁에 이어 환율 전쟁 가능성을 낳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 등 반격 조치도 구비해 놓고 있다. 

아울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8~9일 이틀간 12년 만에 '중앙 주변공작(업무)회의'를 열고 미국의 공세에 맞서 주변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역시 "우리는 교역 파트너들과 함께 해법을 마련할 것"이라며 세몰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중국 역시 동맹을 규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양국 간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 은행 BNP파리바 포티스의 필리페 지젤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트럼프 관세의 주된 목표가 중국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아마도 그것은 처음부터 목표였을 것"이라며 "점점 더 글로벌 리더십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맞서는 구도가 되고 있다"고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말했다. 

이에 미·중 간 충돌이 이른바 양보 없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미· 중 양국 간 충돌이 심화될 경우 양국 교역이 최대 80%까지 감소할 수 있고, 세계 경제가 2개 블록으로 나뉘면서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 장기적으로 7% 가까이 감소할 수 있다고 이날 전망했다. 미·중 충돌만으로 전 세계 경제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미·중 양측은 협상의 여지도 남겨 놓은 만큼 향후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중국 관세 인상 후 "나는 확실히 그(시 주석)를 만날 것"이라며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고,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가 세계 경제 질서를 위협한다며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상생의 원칙에 따라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견을 적절하게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협상 가능성을 남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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