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급등락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커버드콜의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운용사들이 커버드콜이 하방을 막아주는 상품이라고 적극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제 변동성이 커지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TIGER 미국S&P500타겟데일리커버드콜 ETF는 8.65%, Kodex 미국S&P500데일리커버드콜OTM은 2.80% 상승했다. 이는 간밤 기초지수인 S&P500 지수의 상승폭인 9.52%를 하회하는 상승률이다.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 ETF 역시 기초지수인 나스닥100 지수가 12.02% 상승하는 동안 10.02% 상승에 그쳤다.
9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상호관세 적용을 90일 동안 유예한다고 발표하면서 미국 증시는 솟구쳤다. 뉴욕 증시 3대 지수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가 각각 7.87%, 9.52%, 12.16% 급등했다.
문제는 커버드콜 수익률이 기초지수 상승률을 따라가지도 못하면서 급락장에서의 하방압력을 버티지 못한다는 점이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장된 S&P500 커버드콜 ETF의 평균 연간 수익률(분배금 포함, 달러)은 약 12.5% 하락해 국내 상장 S&P500 평균 수익률인 12.6% 하락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며 "커버드콜 ETF의 수익률은 투자 기간 내 기초자산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변동성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을 매수하면서 기초자산의 콜옵션(사전에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상품이다. 수익률을 어느 정도 양보하는 대신 지수 하락이 방어되고, 옵션 프리미엄을 통해 월분배금을 주기 때문에 횡보장에 현금 흐름을 보장할 수 있는 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실제로 커버드콜 ETF의 하방 방어 능력이 유명무실하다.
더 큰 문제는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커버드콜 ETF의 수익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급등과 급락을 오가는 가운데 손실은 방어되지 않고 상승은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에 지수가 반등한다고 해도 수익성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는 모두 39개다. 2023년 말까지 11개에 불과했으나 지난 한 해 동안 커버드콜 ETF 23개가 새로 출시됐고 올해에도 5개가 새로 출시됐다. 지난 한 해 동안 개인은 커버드콜 ETF를 3조7000억원 순매수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커버드콜ETF 투자자로부터 판매사에 민원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투자업계에서 경쟁적인 상품 마케팅을 펼치면서 복잡한 상품 구조에 대해 투자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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