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엔비디아가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기업 매출 순위에서 삼성전자와 인텔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위였던 인텔은 3위로 밀려났고, 삼성전자는 전년 순위를 유지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총 6559억 달러로, 전년 5421억 달러에서 21% 증가했다. 가트너가 앞서 지난 2월 발표한 예비조사 전망치보다 각각 약 300억 달러(3%) 증가한 수치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766억9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글로벌 매출에서 11.7%의 점유율을 가져갔다. 전년(348억4600만 달러) 대비 120.1%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60.8% 증가한 656억97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수급 불균형에 따른 급격한 가격 반등으로 D램과 플래시 메모리 분야 모두에서 상승세였다.
반면 지난해 1위였던 인텔의 매출은 전년 대비 0.8% 성장한 498억400만 달러로 3위로 밀려났다. 주요 제품군 전반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AI 프로세싱 수요의 견조한 증가의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해 엔비디아와 삼성전자에 순위가 밀린 것이다.
SK하이닉스는 441억 달러의 매출로, 퀄컴, 브로드컴 등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매출 4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은 91%로, 상위 10개 업체 중 엔비디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이다. 메모리 평균판매가격 상승과 AI 애플리케이션용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의 선도적 입지 덕분이다.
가우라브 굽타 가트너 VP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의 AI 워크로드에 주로 사용되는 dGPU(discrete Graphic Processing Unit)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1위로 도약했다"며 "AI 인프라 수요 확대와 메모리 매출 급증이 기업 매출 순위 변동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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