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아주경제신문이 부동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향후 주택 시장 전망과 내 집 마련 전략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결과,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서울 등 주요 지역은 연내 가격 상승이 유력한 만큼 상승 요인이 나타나기 전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등 향후 주택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하반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며 "과거 탄핵 당시에도 대선 이후 가격 상승 경험이 있고 금리 인하 기조도 지속되고 있어서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클 때 거래량이 크게 줄고 이 시기에 급매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수도권의 공급부족 현상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수요자들은 저가 매물 중심으로 매입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실제 최근 몇 년간 착공 물량이 감소하면서 입주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총 3만7681가구다. 그러나 내년에는 9640가구로 74.4% 급감하고, 2027년에도 9573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입주물량이 줄어든 것은 최근 3년간 착공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1년 주택 착공 물량은 58만4000가구다. 그러나 2022년에는 전년 대비 34.4% 감소한 38만3404가구로 집계됐다.
2023년에는 더 줄어든 24만2188가구였다. 지난해에는 다소 늘어난 30만5331가구가 착공했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에 전문가들은 자금 계획이 충분하다면 서울 등 주요지역에 분양하는 단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사들이 조기 대선 등을 이유로 상반기 공급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공사비 상승과 공급 지연 등으로 상대적으로 청약받는 단지의 희소성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의 분양 물량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1~3월 분양에 나선 곳은 올해 2월 공급한 서초구 ‘래미안 원페를라(1097가구)’가 유일하다. 4월과 5월에도 각각 중구 ‘청계 노르웨이숲’과 은평구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2곳만 현재 분양이 유력한 상황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상반기는 전반적으로 공급 위축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실수요자는 공급 가뭄 속에 지역 생활권에 나오는 신규 분양 단지 청약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했다.
다만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같은 규제 강화와 경기 침체 등 변수가 적지 않은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오는 7월부터 강력한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 집값이 비싼 서울과 수도권은 금리 인하 효과보다 더 강력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3개월짜리 반짝 풍선효과 가능성도 있고, 강남 인근 지역도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기 때문에 반사이익을 예상하고 섣불리 투자하기보다 시장 상황을 살핀 뒤 매수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준금리 인하도 변수로 꼽힌다.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지면 대출 부담 증가와 지방 미분양 확대로 인한 건설경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시장에 뛰어들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대외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에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더 크다”며 “대출 규제 강화에 맞춰 금리 인하 등의 영향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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