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트럼프 관세 정책…韓 기업 불확실성 더 커져

  • 스마트폰, 컴퓨터 등 관세 제외...애플 피해 고려

  • 삼성전자와 삼성·LG 부품 계열사도 혜택

  • 탈 중국·베트남 가속화, 브라질 대안 떠올라

  • 반도체 관세는 현지시간 14일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제외함에 따라 한국과 베트남, 브라질 등에서 스마트폰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을 하는 삼성전자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반도체 상호관세 부과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향후 사업 전망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을 제외한 것은 애플을 필두로 미국 빅테크와 제조업이 입는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에 145%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는데 이 경우 애플 아이폰을 포함해 미국 내 각종 전자기기 가격이 대폭 인상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UBS는 중국에서 조립되고 있는 아이폰16 프로맥스에 상호관세가 적용되면 제품 가격이 현재 1199 달러(약 171만원)에서 최대 1874 달러(267만원)로 56%가량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수치는 대중 관세율 인상 전 추정치로 실제 인상 폭은 이보다 더 클 전망이다.

주력 제품 가격 인상으로 애플 실적이 큰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생필품이나 다름없는 스마트폰 가격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게 미국 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뿐만 아니라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인 삼성전자도 이번 조치로 인해 함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삼성전자와 애플에 스마트폰·태블릿PC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LG 계열사도 관세장벽을 우회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일관성이 크게 떨어지는 만큼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탈중국·베트남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한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 물량은 총 220억 달러(약 31조원)어치로 전년보다 60% 가까이 늘었다. 전체 아이폰 생산에서 인도 비중은 20% 수준으로 상승했다. 또 보급형 모델만 생산하는 브라질 상파울루 공장에서 플래그십(최상위) 모델 생산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베트남에 집중된 스마트폰 생산을 브라질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트남 상호관세율을 46%로 높게 책정한 반면 브라질은 10%만 부과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브라질 캄피나스와 마나우스에서 스마트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남은 것은 반도체와 TV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와 관련해 "14일(현지시간) 답을 주겠다"며 "우리는 매우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동차에 이어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를 반복적으로 강조해 왔다. 현재 철강과 자동차에 각각 25%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한 상황이다.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가 현실화하면 국내 반도체 양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현재 반도체는 자동차에 이어 대미 수출 2위 품목이다. 자동차와 반도체 관련 실적이 동시에 악화하면 국내 경기도 동반 침체할 가능성이 크다.

TV는 상호관세가 점유율 향상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미국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을 필두로 TCL, 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 비지오와 온을 쥐고 있는 월마트 등 미국 기업이 5파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호관세를 피해 간 멕시코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관세장벽에 대응할 계획이다. 반면 중국에 대한 초고율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 공장에서 제품을 조립하는 TCL, 하이센스와 월마트의 가격 경쟁력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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