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정부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발맞춰 수출입 관련 자재 관리 강화에 나섰다. 특히 베트남이 중국의 우회 수출 통로로 사용된다는 미국 측의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생산 자재에 대한 철저한 품질 및 원산지 관리 지침을 내린 모습이다.
13일 베트남 현지 매체 VnExpress에 따르면, 베트남 산업통상부(상공부)는 각 수출 협회 및 기업에 공식 문서를 보내 미국발 세계 무역 정책 변화에 대응해 투입 자재를 엄격히 통제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베트남 상공부는 기업들이 사용하는 자재가 수입국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 원산지, 추적 가능성 요건을 철저히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무역 제재나 조사를 받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고, 베트남산 제품의 국제적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베트남 기업들에게는 단일 공급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파트너 발굴 및 수출 시장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도 권고했다. 각 산업협회들은 회원 기업들이 원자재 공급망을 다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무역 정책 변화에 대한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상공부는 특히 식품 위생 및 안전, 상업 사기 방지, 제품 추적성 등 수입국의 규제 기준이 점점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기준은 베트남 상품의 대외 신뢰도와 직결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이는 지난주 베트남이 미국 측과 상호관세 협상을 개시한 가운데 미국 측의 우려 사항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 측은 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의 우회 수출 기지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해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기본 10% 세율은 유지되며, 향후 추가 조정 가능성도 남아 있어 베트남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응우옌홍지엔 산업통상부 장관을 수장으로 하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 대표단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대표단은 양국 간 균형 잡히고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 협정 체결을 목표로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베트남 통계총국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베트남의 총상품 수출입액은 2025억 달러(약 288조8257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14% 증가했다. 수출은 10.6%, 수입은 17% 증가했고 가공 산업재가 전체 수출의 88% 이상을 차지했다. 또한 생산용 자재는 수입액의 94%를 차지하며 핵심 수입 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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