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2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 데다 국내외 주식을 저가 매수하려는 투자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장 16일부터 대출금리도 하향 조정될 예정이어서 금융당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0조664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738조5511억원)과 비교해 10영업일 만에 2조1136억원 늘었다. 이는 3월 증가액(1조7992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당장 토허제 해제 기간 늘어난 주택 거래가 1~2개월 시차를 두고 대출에 반영된 영향이 크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86조5791억원으로 4월 들어 8986억원 증가했다.
여기에 신용대출 잔액도 전달 말 대비 1조2016억원 늘었다. 이 중 주말을 포함한 12~14일 3일 동안 6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심리로 주담대 부족분을 신용대출로 실행하고, 미국발(發) 상호 관세 충격 이후 국내외 주식을 저가 매수하려는 투자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4월 이후가 가계대출 관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강남 3구 등 서울 주요 지역 부동산 시장 동향과 4~5월 가계대출 추이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중은행이 비수도권 지역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는 데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대출금리가 내려가고 있어 대출 상승 흐름 자체를 막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은행연합회가 이날 공시한 3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월(연 2.97%)보다 0.13%포인트 낮은 2.84%로 집계됐다. 작년 10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3.36%에서 3.30%로 0.06%포인트 낮아졌다. 코픽스는 은행권 주담대를 포함한 변동형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지표로, 주요 시중은행의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도 이를 반영해 다음날부터 하향 조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에서는 주담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가 4.32~5.72%에서 4.19~5.59%로 0.13%포인트 낮아진다. 같은 기준인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 보증) 금리도 4.06~5.46%에서 3.93~5.33%로 인하된다. 우리은행 주담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 역시 4.20~5.70%에서 4.07~5.57%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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