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국적 가수 8년 만의 中 본토 공연…한·중 문화교류 힘 받을까

  • '한국국적' 호미들·윤수현 중국서 무대 올라

  • 트럼프 맞서 주변국 관계 개선 나선 中

  • 習, 동남아 순방 "국제 정의수호 전쟁서 단결" 강조

호미들 중국 공연 포스터 사진웨이보 캡처
호미들 중국 공연 포스터 [사진=웨이보 캡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단됐던 한국 국적 대중가수의 중국 본토 공연이 8년여 만에 이뤄지면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완화 기대감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 속에서 주변국과 관계 개선에 나선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적극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17일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한국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에서 봄 투어 '형제들' 첫 공연을 개최했다. 같은 날 중국 남부 하이난성에서 열린 제주도와 하이난성 자매결연 30주년 기념 행사에서는 한국 트로트 가수 윤수현도 무대에 올랐다. 

중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반발해 한국 음악·드라마·영화 등을 제한한 이후, 한국 국적 가수가 중국 본토에서 공연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엔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의 중국 본토 공연은 허가되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에는 한국 인디밴드 '세이수미'의 베이징 공연이 예정돼 있었지만, 갑작스레 무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초 미국 국적의 한국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가 중국 산시성 시안, 후베이성 우한 등에서 공연을 허가받으면서 차츰 분위기가 달라졌다. 여기에 최근 한국 국적인 호미들과 윤수현이 공연하면서 중국의 문화 개방 흐름이 한층 힘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후로 중국 당국이 한국·일본 등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 중국은 최근 한국에 대해 일방적 비자 면제와 문화 교류 중요성 강조 언급 등으로 유화 제스처를 보여왔다.

일각에서는 오는 10~11월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년 만에 방한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이 올해를 한·중 관계 개선의 전환점으로 삼고 양국 간 문화 교류를 확대할 것으로도 관측하고 있다.

실제 시진핑 주석은 지난 2월 하얼빈을 방문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문화 교류는 양국 교류에 매력적인 부분으로, (교류)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며 "우리는 좋은 문화교류에 대해 열려있고 각계각층의 한·중 간 교류가 더 잘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4일(현지시간)부터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에 오른 시 주석은 연일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 맞설 '우군 끌어안기'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시 주석은 17일 마지막 방문국인 캄보디아 프놈펜에 도착해 1박2일간의 국빈 방문을 시작했다. 이날 시 주석은 공항 도착 후 연설을 발표해 “중국-캄보디아 관계는 양국의 전 세대 지도자들이 직접 구축해 정성껏 발전시킨 것으로,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도 항상 반석처럼 견고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적 공정성과 정의를 수호하는 투쟁에서 단결 협력하자"며 사실상 미국에 맞서 협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크메르타임스 등 캄보디아 현지 매체 기고문을 통해서도 "우리는 함께 패권주의, 힘의 정치, 진영 간 대립에 맞서고, 양국과 여타 개발도상국의 공동 이익을 수호해야 한다", "보호무역주의에 공동으로 반대하고 개방과 협력의 국제 환경을 지켜야 한다"며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 각국이 공동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캄보디아는 동남아 국가 중 대표적 친중 국가다. 이날 노로돔 시하모니 캄보디아 국왕이 직접 프놈펜 국제공항으로 영접을 나와 시 주석을 환영했을 정도로 양국은 ‘철통 같은 우정’을 과시해 왔다.

캄보디아는 그동안 중국으로부터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인프라 투자 등 각종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베트남 등과 함께 중국산 상품의 대미 우회 수출 경로라는 '낙인'이 찍혀 최고 수준인 49%의 상호관세 부과가 예고된 상태다. 시 주석은 캄보디아 방문 기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맞서 공동 대응을 적극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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