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도, 부실채권도 '사상 최대'…4대 금융, 연체 경고등 켜졌다

  • 1분기 순이익 4.9조 달해…부실채권 NPL, 처음 12조 돌파

부실 대출 관련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체율 관련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 분기에만 5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둔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이 가파른 연체율 상승세에 긴장하고 있다. 내수 부진 장기화에 미국발 관세 충격까지 더해지면 2금융권에 이어 1금융권까지 빚을 갚지 못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미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NPL)은 사상 최대 규모까지 치솟았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은 올해 1분기에만 순이익 4조9289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작년 1분기 4조2215억원보다 7074억원 늘었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우리금융을 빼고, KB·신한·하나금융 모두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내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기준금리 인하에도 4대 금융은 예금금리를 내리는 동시에 대출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수익을 지켜냈다. 이에 4대 금융의 올해 1분기 이자 이익은 10조6419억원으로 작년 동기(10조4046억원)보다 2373억원가량 늘었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전 분기보다 높거나 비슷했다.

그러나 사상 최대 순이익에도 대출 연체율이 급증하며 건전성은 오히려 크게 악화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평균 연체율은 0.41%로 작년 말(0.34%)보다 0.07%포인트(p) 올랐다.

연체율이 크게 뛴 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빠르게 부실화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며 중소기업의 대출 상환 능력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전 분기보다 0.10%p 올라 2015년 1분기(0.22%p) 이후 10년 만에 가장 증가 폭이 컸다.

대출 상환 능력이 한계에 달하며 4대 은행은 3개월 이상 빚을 갚지 못한 부실채권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4대 은행의 NPL은 올해 1분기 말 총 12조6150억원으로 집계됐다. 4대 은행 NPL은 작년 2분기 말 처음 10조원을 돌파했고, 12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1분기 NPL은 단 3개월 만에 1조7440억원 불었다. 

최근 본격화하기 시작한 미국발 관세 충격이 더해지면 이러한 중소기업의 부실화는 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미 저신용자에게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특성상 2금융권은 연체가 급증하는 추세다.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지난해 연체율이 8.52%로 9년 만에 최고치로 집계됐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이 2023년 8.02%에서 지난해 12.81%로 치솟으며 전체 연체율 상승을 견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와 내수 부진 상황이 오래 이어지며 빚 상환 능력이 한계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NPL은 연말에 상·매각을 진행해 1분기 규모가 작아지는데, 벌써 사상 최대라는 건 건전성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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