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역대 최고 득표율로 선출된 뒤 첫 공식행보를 '통합'과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28일 오전에는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고 오후에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메모리반도체 간담회를 열었다. 대선 본선에 돌입한 만큼 경선 때와 달리 공격적으로 중도·보수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현충원을 찾아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역은 물론 보수 진영 인물로 대표되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여기에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의 권유로 당초 계획에 없었던 박태준 전 총리 묘역도 참배했다. 포스코 초대 회장을 지낸 박 전 총리는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비서실장에 발탁되면서 정계에 입문했지만 이후 '김대중·김종필(DJP) 연합'으로 탄생한 김대중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냈다. 정치세력 간 통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후보가 다소 논란이 있는 인물들을 참배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본선 승리를 위한 의지가 강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행보로 중도·보수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27일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도 '통합'이라는 단어를 14번 사용했을 정도로 경선 기간에 통합의 가치를 강조해 왔다.
그는 참배 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서도 "민주당 후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온 국민 후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기호1번' 숫자 귀퉁이에 빨간색이 칠해진 선거운동용 점퍼를 입었다. 국민의힘 상징색으로 분류되는 빨간색을 당 점퍼에 넣음으로써 이념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오후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로 발걸음을 옮겨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기업'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후보는 경선 출마 선언 때도 첫 공식 일정으로 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프리오사 AI'를 찾은 적이 있다. 경선 출마 직후와 대선 후보 확정 직후 모두 반도체 기업을 찾는다는 건 이번 대선에서 AI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반도체특별법 신속한 제정, 국내 반도체 생산 세액공제 등을 약속했는데 앞서 지난 2월 충남 아산 현대차 공장을 방문했을 때도 '국내 생산 촉진세제'를 언급하며 도입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국내 생산 촉진세제는 기업이 국내에서 생산·판매를 늘릴 경우 법인세를 깎아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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