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장고에 각종 현안 적체…금융권 혼란 가중

  • MG손보 매각, 우리금융 자회사 편입 하세월…교보생명도 SBI저축은행 인수

  • 조기대선 따른 혼란·복잡한 이해관계 등에 선택 어려워…"신속한 심사 필요"

사진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굵직한 현안에 대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조기 대선 정국에 관가도 혼란에 빠져 있고 사안이 복잡하다고는 하지만 현안이 적체되면서 금융권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MG손해보험 매각이 마지막으로 불발된 지 50일이 되도록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시장 안정 측면을 고려해 주요 손해보험사에 계약을 이전한 뒤 청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이해관계자가 많아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선택지가 좁은 상황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며 “실현될 수 있고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되면 다음 달이라도 방안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지난 1월 신청한 동양생명·ABL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도 여전히 논의 중이다. 규정상 서류보완 기간을 제외하고 60일 안에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100일이 넘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 사안이 장기화하는 이유는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3등급으로 강등되면서 원칙적으로 자회사 편입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자본적정성이나 내부통제 보완을 전제로 ‘조건부 승인’을 내어줄 수는 있지만 추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어 고민이 길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에는 교보생명이 2026년 10월까지 9000억원을 투입해 단계적으로 SBI저축은행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당면 과제가 추가됐다. 교보생명은 금융당국 승인을 받아 하반기 중으로 지분 30%를 우선 매입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이 추후 손해보험사 추가 인수나 금융지주사 전환 등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방침인 만큼 시차를 두고 금융당국에 추가 승인 신청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금융당국으로서도 신속한 판단이 어려운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치르게 된 조기 대선은 관가에도 적지 않은 혼란을 불러왔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도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관계가 복잡한 상황에서 과감한 결정을 내리면 자칫 차기 정부가 들어선 뒤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부담이 큰 것이다. MG손보 매각,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등이 결코 간단한 현안이 아니라는 점도 논의 장기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 승인 절차가 길어질수록 금융사는 신사업 추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그만큼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정치적 상황도, 논의 중인 사안도 쉽지는 않겠지만 정책 방향성이 조기에 명확해져야 시장과 업계 모두 불필요한 혼란을 피하고 계획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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