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츠, 2차 투표 끝에 독일 신임 총리 취임…새정부 불안한 출발

  •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1차 신임 투표 부결

  • 2차 신임 투표서도 득표수 연정 의석수 밑돌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신임 총리가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총리실에서 열린 첫 내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신임 총리가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총리실에서 열린 첫 내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6일(현지시간) 2차 투표 끝에 간신히 새 독일 총리로 선출됐다.
 
6일(현지 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츠 대표는 이날 오후 독일 연방하원에서 실시된 2차 신임 투표에서 전체 630표 가운데 325표를 확보했다. 총리로 취임하려면 과반인 316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이에 따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메르츠 신임 총리 및 17명 장관으로 구성된 새 내각을 임명하면서 새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메르츠 대표는 취임 소감으로 "유럽 의회에서 일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고, 오늘날까지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매우 유럽적인 지도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에 치러진 1차 투표에서 메르츠 대표는 전체 630표 중 310표를 받는데 그쳐 신임 투표를 통과 못했다. 반대는 307표, 기권 3표, 무효 1표였다. 독일 총리 후보가 1차 신임 투표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그가 이끄는 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으로 구성된 새 연정이 총 328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18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것이다.
 
총리 선출을 위한 의회 신임 투표는 집권당이나 연정의 사전 합의를 확인하는 형식적인 절차로 여겨졌다. 그렇기 때문에 메르츠 대표가 무난히 새 총리로 취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1차 투표를 통과하지 못하는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이를 두고 AP통신은 "메르츠 대표가 참담한 패배를 겪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굴욕적인 좌절을 겪었다”고 짚었다.
 
실제로 CDU·CSU 연합과 SPD는 비교적 빨리 연정 구성에 성공했지만 출범 전부터 여론이 좋지 못했다.
 
지난달 22∼28일 여론조사기관 포르자 설문에서 CDU·CSU 연합 지지율은 일주일 전보다 1%포인트 떨어진 24%로 극우 독일대안당(AfD·26%)에 뒤졌다. SPD 지지율도 14%로 하락했다. 메르츠 대표를 차기 총리로 신되한다는 응답도 35%에 불과했다.
 
2차 투표에서도 찬성표는 연정 의석 수(328석)를 밑돌면서 향후 국정 운영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탈리아, 프랑스 등은 메르츠 대표가 새로운 총리로 무사히 선출된 것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함께 더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유럽을 만들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도 "우리 시민들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 준비하고 억지하며 방어하는 데 있어 당신의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성명에서 "독일과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제조업 강국으로,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또한 아프리카와의 평등한 파트너십 구축, 불법 이민 대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엑스에서 "프랑스와 독일 관계를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만들고, 유럽의 주권, 안보, 경쟁력이라는 의제를 가속화하는 게 우리의 임무"라며 "내일 파리에서 만나 함께 일하자"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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