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잇는 兆 단위 유상증자… 주주들, 지분 희석에 분통

  • 올 7.4조 규모 공시…유용한 자금 조달 수단에도 주가 하락 불가피

  • 기업가치 인정·신사업 진출 등 긍정적인 면도…투자자 내용 살펴야

 

대규모 유상증자가 줄을 잇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유용한 자금 조달 수단이지만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주주들은 지분 희석으로 인한 불만이 높다. 전문가는 유상증자 세부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 상장사들이 유상증자 공시를 통해 조달을 예고한 규모는 7조4315억원에 달한다. 전날 포스코퓨처엠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총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튿날인 이날 장중 주가는 7%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삼성SDI는 약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지자 일반 주주들은 반발했다. 삼성SDI는 유상증자 절차를 밟으면서 발행가가 낮아져 유상증자 규모는 1조7282억원으로 줄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특히 공시 당시 밝힌 규모가 3조6000억원으로 국내 자본시장 사상 최대 규모였던 데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라는 방식도 논란이 됐다. 유동자산이 충분한데도 주주에게 손을 벌린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금융감독원은 두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 기재가 미흡하다"며 정정을 요구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였다. 나머지 자금은 제3자 배정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이준코스메틱과 비비안도 자본시장 단골손님이다. 제이준코스메틱은 지난 3월 총 5건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예고했다. 비비안은 지난 2월과 4월 총 2건의 증자 계획을 밝혔다. 일반공모를 통해 총 140억원을 마련한다. 이 회사는 최대주주의 참여 없이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을 조달한다는 점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유상증자는 통상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발행주식 수 증가, 발행가액 할인으로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또 주식 수가 늘어 주당순이익(EPS), 주당배당금(DPS)도 감소한다는 점도 주주에게 불리하다.

다만 기업이 특수관계인,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증자를 한다면 긍정적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외부 투자자에게 자금을 조달했다는 점, 신사업 진출 등 투자 확대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유상증자 목적이나 대주주 참여 여부, 자금 조달 목적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상증자 공시로 주가가 하락해도 목적에 따라 낙폭을 만회하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는 자금을 모으는 하나의 수단이며 자금을 잘 활용하는 것도 향후 주가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여러 우려 요인에 따라 유상증자를 무작정 부정적으로 해석하기보단 세부 내용과 회사의 의지를 살펴본 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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