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에 살고 있다. 이 나라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를 뽑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해 급하게 새로운 대통령을 뽑기 때문에 인물이나 정책 검증을 할 시간이 충분치 않다. 후보자들의 그간의 행적과 내세우는 정책을 유권자들이 잘 판단해야 된다.
나라가 내리막길에 들어서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다음 대통령은 어려운 여건에서 우리 사회가 새로운 도약을 이루게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진다. 인구 감소, 고령화, 공무원의 열정과 사명감 상실, 세대간 계층간의 갈등, 정치권의 무분별한 포퓰리즘, 기업하기 어렵게 만드는 규제와 세제, 트럼프발 국제 무역 여건의 악화 등으로 나라의 앞날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내리막길에 들어선 나라 경제에 포퓰리즘 정책이 더해지면 남미의 몇 나라처럼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타를 맞을 수도 있다.
과감한 개혁 정책과 국제 협력으로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중지를 모아야 한다. 이러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정치권은 이를 극복할 진정성 있는 고민과 협치보다는 정권을 잡기 위해 온갖 무리수를 둔다. 나라 경제는 아랑곳 하지 않고 삼권 분립을 위협하는 사법부 겁박도 서슴지 않는다. 정치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의 계엄이 이해하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로 경제 정책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 민주당이 탄핵 겁박으로 최상목을 사퇴시킨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
민주당은 대법원장을 겁박하고 이재명을 보호하기 위한 이런 저런 법을 추진한다. 위인설법은 북한 같은 독재 국가에서나 하는 일이지 대한민국에서도 가능한 일인지 의아하다. 법은 만인에 평등하고 국가와 사회 발전을 목표로 만들어진다. 어떤 한 개인을 위해 법을 만드는 것은 독재 국가에서나 하는 일이다.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는 이미 알려져 있는 일이고 법원은 제 역할을 했을 뿐인데 이재명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렸다고 대법원을 청문회, 특검법으로 겁박한다. 법에 따라 나라가 운영된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이재명도 법을 위반한 게 판명되면 법적 절차를 따라야 된다. 통치 권력과 사법 권력이 분리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크게 후퇴할 것이다.
법관의 탄핵은 신중해야 된다. 판결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국회에서 법관을 탄핵 하면 삼권 분립에 의해 견제와 균형으로 운영되는 나라의 시스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게 된다. 물론 헌재에서 최종 판단하겠지만 민주당의 줄 탄핵으로 국가에 끼친 폐해를 생각하면 민주당 스스로 자중해야 된다. 민주당의 위인설법의 도가 지나치다. 그런 행동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된다.
정치는 국민의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 희망을 줘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정치는 국민의 울분을 쌓이게 하고 있다. 국민에게 앞날의 비젼을 제시해 어느 후보가 나라의 미래를 더 잘 이끌어 나갈지 판단하게 하는 축제가 아니라 민주당은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법원을 겁박하고 있고 국민의 힘은 후보 교체 소동으로 국민을 열불나게 했다. 차라리 AI가 정치를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K 문화는 융성하는데 K 정치는 후진적이다. 나라의 앞날이 우려된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도 전에 재판중지법 등 이런 저런 위인설법 얘기가 나오는 데 대통령이 된다면 입법, 사법, 행정을 장악해 어떤 사법 체계를 만들지 벌써 우려가 된다. 견제 받지 아니하는 권력의 폐해는 역사가 말해준다. 민주당은 다수당으로 자중할 줄 알아야 된다.
미당 서정주는 자화상이라는 시에서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다"라고 노래하고 있다. 이재명이 당선되면 이재명을 키운 건 8할이 윤석열이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 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발표만 하지 않았다면 이재명은 사법 심판을 받아 대통령 출마가 불가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절묘한 시기에 발표된 계엄은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 부담을 덜어주며 구명 밧줄이 됐다.
지금은 대내외적으로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나라가 위기 상황에 처했을 적에 영웅이 나타나 나라를 올바르게 이끌어 나가길 기대한다.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다독이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지혜가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서로 편을 갈라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이전투구할 한가한 상황이 아니라는 걸 정치권이 깨달아야 한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상목 탄핵과 같은 일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사회 갈등을 야기하는 무리한 입법은 자제해야 된다.
우리 사회가 나무에 둘러싸여 숲을 보지 못해 부지불식간에 국민이 원하지 않는 독재 국가의 방향으로 흘러가게 해서는 안된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진정으로 봉사하고 헌신하는 지도자가 선출돼 나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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