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삼국지] 뛰는 韓 위에 나는 미·중...현대차, 업종 초월 합종연횡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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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DB]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생산 현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완성차 A사 관계자)
 
한·미·중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은 미국과 중국이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한국이 추격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미국 테슬라와 중국 BYD, 현대차 등 3사는 연내 완성차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을 공언한 상태다. 미국의 첨단 기술력, 중국의 광활한 내수에 맞서 한국이 어떤 경쟁력을 보일지가 관심사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가장 많은 기술 특허를 보유한 국가는 중국이다. 모건스탠리가 최근 발표한 '휴머노이드 100'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휴머노이드 로봇 특허 출원 건수는 중국 5688건, 미국 1483건, 일본 1195건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368건으로 중국의 15분의 1, 미국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미국에서는 테슬라·애플, 중국은 BYD·샤오펑·샤오미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삼성·LG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미·중 3국의 대표 완성차 기업이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높은 시장성이 배경이다.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이 연평균 50%씩 성장해 2034년에는 60조 달러(약 8경4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전체 자동차 시장 규모(5조 달러)의 12배에 달한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은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중심(SDV) 차량 시대에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 병기다. 자동차 공정은 '프레스-용접-도장-의장' 등 4단계로 이뤄지는데 자동차 내부 엔진·전기를 연결하는 의장 공정은 손목·팔꿈치·어깨 등 관절을 사용하는 반복 동작이 많아 자동화율이 15%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노동 강도가 높고 고난이도 배선 작업이 필요한 전기차나 SDV 차량에 로봇이 투입된다면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특히 의장 공정의 생산 효율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휴머노이드는 안전사고를 고려할 필요가 없어 위험한 제조 현장에도 투입 가능하다"고 했다.

테슬라와 BYD, 현대차의 휴머노이드는 연말께 또 한 번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투입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과 동맹을 맺고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휴머노이드의 심장 역할을 하는 배터리는 삼성SDI, 눈 역할을 하는 '비전 센싱 시스템'은 LG이노텍과 공동 개발 중이다. 일본 도요타그룹과는 작업자들과 상호 작용하며 다양한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자동차 전용 로봇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완성차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로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시점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이서현 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배터리·모터·감속기 등 하드웨어와 인지·제어 등 소프트웨어 기술이 총망라된 휴머노이드 로봇은 자율주행차, 전기차와 기술적 밀접도가 높다"며 "완성차 제조 공정에서 활용도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기술 개발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4만 달러 수준이던 휴머노이드 로봇 원가가 올해와 내년을 거치며 3만 달러 이하(초임 인건비)로 떨어지는 시점에 본격적인 상용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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