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대한민국이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시니어 주거 이슈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중산층 고령자를 위한 임대주택 도입이 구체화되고 시공사, 디벨로퍼 등이 적극적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면서 ‘시니어 레지던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시공 예정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본격적인 도입 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가려면 관리 방식에서 디지털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운영 중인 시니어 레지던스의 유형은 크게 정부가 공급하는 고령자복지주택과 민간이 운영하는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으로 나뉜다. 지난해 공급된 시니어 레지던스는 약 1만 2000가구로, 국가와 민간이 지속적으로 수요에 맞서고 있지만 빠르게 늘어나는 고령 인구를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7월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보다 다양해진 고령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할 수 있는 주택 모델 ‘실버스테이’의 도입을 가시화했다.
실버스테이는 60세 이상 고령층이 2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식사, 생활 지원, 응급 안전 등의 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령자복지주택 입주 요건보다 자산 수준이 높지만 고가의 실버타운은 부담스러운,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중산층 고령자들이 주요 타깃이다. 65세 이상 노인만을 입주 대상으로 한정했던 기존의 시니어 주택과 달리 일반 세대를 대상으로도 공급해 자녀와 같은 단지에 거주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현재는 LH가 시범 사업 우선협상자 대상 선정을 완료하며 프로젝트에 앞장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니어 레지던스를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해법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존 실버타운과 달리 비교적 낮은 가격에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버스테이의 경우, 서비스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수입을 확보하고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수적이어서다. 또 운영 기간이 비교적 길고, 젊은 세대와 시니어가 한데 모여 사는 ‘세대 공존’ 형태로 사업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운영의 자동화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기로 이뤄지던 주택 관리 업무 전반을 디지털 전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프롭테크 스타트업 DNK가 개발한 주거용 PMS(Property Management Solution)가 대표적이다. DNK의 PMS는 계약 및 임대료 수납 관리, 시설 유지보수 관리, 투자 및 회계 보고서 작성 등 기존에 수기로 이뤄지던 임대관리 업무의 전반을 자동화하는 솔루션이다. 여러 주거 환경에 적용할 수 있도록 호환성을 높여 공공부문부터 민간까지 다양한 세대의 임대주택을 관리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GHP, 우리레오PMC, KR서비스 등을 상대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현지화가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서도 글로벌 자산운용사, 현지 디벨로퍼와 계약을 맺으며 사용자를 글로벌 단위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DNK는 단순 관리 업무를 넘어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는 ‘인베스트먼트 매니저’(Investment Manager)를 선보이고 있다. 이 솔루션은 고급 투자 분석 도구를 활용해 투자 전략을 최적화하고,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파악해 사용자가 자산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데 도움을 준다.
김인송 DNK 공동대표 겸 CSO는 “시니어 레지던스의 경우 지속적으로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인 만큼, 본격적인 도입 시 세대별 계약 현황이나 시설 관리 및 재무 상태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 운영 수익과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위해서는 시니어 주택 사업에서도 임대주택 관리 업무의 디지털 전환이 자연스러운 물결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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