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이자이익' 꺾였다…은행권, 저금리 전환에 수익성 비상

  • 1분기 이자이익, 2015년 이후 처음 하락…하반기 금리 인하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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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관련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은행들이 10년 만에 이자이익이 줄며 올해 수익성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 금리가 낮아진 탓이다. 1분기엔 지난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기저효과 등으로 순이익이 늘었지만, 올해 상반기를 고점으로 하향세에 접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3000억원) 대비 1조5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1분기 홍콩H지수 ELS 사태에 따른 충당부채(1조8000억원)의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이러한 순이익 증가에도 은행권에선 올해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피벗(통화정책 전환)으로 시장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다. 금리가 내려가면 그만큼 대출 금리의 절대적인 수치가 낮아지고, 자연스럽게 이자이익도 줄어들게 된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축소한 것도 같은 이유다. 1분기 NIM은 지난해 같은 기간 1.63%에서 1.53%로 10bp(1bp=0.01%p) 낮아졌다. 이 영향으로 국내은행 이자이익은 14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4조9000억원)보다 1000억원 줄었다. 지난 10년간 80% 가까이 지속 성장해온 이자이익이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꺾인 것이다.

문제는 하반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하를 추가로 단행할 가능성이 커서다. 금통위는 이달 29일을 비롯해 7월, 8월, 10월, 11월 등 총 5번의 회의를 남겨뒀다. 시장에선 현재 2.75%인 기준금리가 이달 회의를 통해 25bp 낮은 2.50%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금통위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렸던 작년 10월 이후 시장금리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작년 10월 3.304%였던 5년물 은행채 금리는 올해 1월 초 2.999%에서 지난 22일 2.792%까지 떨어졌다. 그만큼 은행 이자이익은 더 줄어들게 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가 은행 순이익의 고점이 될 수 있다고 예측한다. 금융 규제로 은행 비이자이익 성장이 지지부진할 뿐 아니라 7월부터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가계대출 규제가 더 강화되기 때문이다.
 
올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연간 순이익 추정치도 17조4118억원으로 작년(16조4205억원) 대비 9913억원 성장에 그친다. 지난해 증가폭이 1조7000억원 이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둔화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은행은 1분기, 큰 은행은 2분기가 순이익 고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금리 시기 내줬던 대출을 갚지 못하는 차주가 늘며 연체율 등 건전성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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