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CNN 방송은 23일(현지시간) 발표된 영국 내무부 통계를 인용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1931명의 미국인이 영국 정부에 시민권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직전 분기보다 약 12% 증가한 수준으로, 2004년 분기별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래 최대치다.
CNN은 미국인들의 영국 시민권 신청 건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망이 강해지던 작년 4분기에 이미 1700여건으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2023년보다 20% 증가한 5500명 이상이 지난해 영주권을 부여받았다.
다만 미국인들이 자국을 떠나는 이유가 정치적 요인이 아닌 다른 문제들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회계법인 뱀브리지 어카운트에 따르면 과거 2020년 상반기 6개월 동안 5800명 이상의 미국인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CNN은 많은 미국인이 영국을 비롯해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삶을 꾸리려 하지만, 이런 시도가 실현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12일 숙련 노동자 비자 요건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이민 제한 정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에는 영주권이나 시민권 신청 자격이 주어지는 거주 기간을 기존의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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