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오는 28일부터 새로운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엿새간의 '깜깜이 기간'에 들어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우위 흐름을 점하고 있지만, '샤이 지지층'과 '연성 지지층'의 움직임이 계속 포착되고 있는 만큼 남은 일주일 동안 마지막 표심 향방이 선거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25일 한국갤럽·리얼미터·NBS 등 주요 여론조사 흐름을 살펴보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45~47%로 지지율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지지율은 각각 32~39%, 9~10% 수준이다.
특히 김 후보와 이준석 두 후보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 23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6%포인트(p)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각각 7%p와 2%p 상승했다. NBS와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동반상승 흐름이 확인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비상계엄에 실망한 '샤이 보수'가 다시 결집하기 시작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18일부터 시작된 대선 후보 TV 토론회와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론 논란'과 '커피원가 120원' 발언 등이 상대적으로 충성심이 약한 연성 지지층 표심을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제기된다.
실제로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구체적으로 보면 자영업자들의 표심 변화가 두드러진다. 직전 조사에서 자영업자들로부터 58%의 지지를 얻었던 이재명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 11%p 하락한 47%를 기록했다. 김 후보는 직전 조사(32%) 대비 12%p 상승한 44%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층으로 꼽히는 유권자층이 일부 이탈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기간 샤이 보수와 연성 지지층의 표심 변화가 승부를 가를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각 당에서도 이들을 겨냥한 막판 집중 유세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의견유보층' 표심도 캐스팅보트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지지 후보를 아직 정하지 못한 의견유보층이 8%에 달한다. 중도층 내 의견유보층 비율은 11%로 더 높다. 만약 이 중 일부가 이준석 후보에게 향할 경우 개혁신당의 목표치인 15%에 근접할 수도 있다. 이는 보수 진영의 전체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수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대선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는 의견유보층이 5% 안팎이어야 정상인데 현재 수치는 너무 높다"며 "의견유보층의 표심이 투표 날 김 후보나 이준석 후보에게 향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돌발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말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최선의 전략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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