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상승장에 올라탄 비트코인과 달리 알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업비트를 비롯한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신규 코인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 강세 이후 알트코인으로 수요가 확산될 것을 겨냥해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미 시장의 신뢰를 잃은 코인까지 상장되는 사례가 나오면서 투자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27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일주일 전보다 2.18% 상승한 10만8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22일 사상 처음으로 11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10만 달러 후반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0.43% 하락한 2556달러, 4위인 엑스알피(XRP·리플)는 4.1% 내린 2.28달러에 머무르며 약세를 나타냈다.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의 가격이 엇갈리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은 최근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유입된 기관 자금이 비트코인에 집중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2021~2022년 강세장과 달리 최근 상승장은 알트코인과의 동반 상승보다는 시차를 두고 흐름이 분리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거래소들은 알트코인 상장을 확대하고 있다. 비교적 상장 기준이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는 올해 5월까지 총 22개의 신규 코인을 상장했다. 이는 지난해 5월까지의 코인 상장 개수(13개)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빗썸도 같은 기간 총 62개를 상장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30개) 대비 2배 많은 코인을 상장시켰다.
하지만 이러한 거래소의 공격적인 상장 기조는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업비트에 상장된 '만트라(MANTRA)' 코인이 대표적이다. 만트라는 OKX, 바이낸스 등 해외 주요 거래소에 상장된 뒤, 지난달 14일 국내 거래소인 코인원에도 상장된 코인이다.
문제는 만트라 코인이 토큰 공급 모델 변경, 대규모 강제 청산 등 악재가 겹치며 상장 후 하루 만에 90% 가까이 폭락한 코인이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테라·루나 사태' 이후 최악의 코인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만트라 측은 러그풀이나 해킹이 아닌, 중앙화거래소(CEX)에서 발생한 갑작스러운 대규모 청산 때문이라 해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 없다고 보고 있다. 만트라는 업비트 상장 직후 735원을 기록한 뒤 현재는 5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해당 코인에 대해 커뮤니티 반응 등이 좋지 않다는 내용은 파악하고 있다"며 "내부 거래 지원 절차를 밟아 상장한 코인으로 상장 기준과 과정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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