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시장 점유율 경쟁에 나선 중국 전자·가전 업체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구독 서비스와 애프터서비스(AS)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통해 하이엔드(고가) 제품군에 대한 격차도 벌려야 한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27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중국의 저가 가전 브랜드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면서 우선적으로는 코웨이, 쿠쿠 등 중견 브랜드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중국산 공기청정기와 청소기 등 중소형 가전의 경우 국산과 비교해 가격은 물론 디자인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입지를 넓혀가는 중이다.
심 연구원은 내수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가 꾀할 수 있는 경쟁 전략으로 구독 서비스 강화를 꼽았다. 그는 "각종 가전 제품 간 연계를 강화한 구독 서비스를 내세워 내수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며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R&D 투자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심 연구원은 "AI나 빅데이터 기술을 제품에 접목하는 식으로 차별화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결국은 기술력이 서비스 품질을 가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산은 값싼 대신 국내 판매·AS 네트워크가 열악하다. 이 대목을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장기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소비자 신뢰 확보가 필수적이다. 실제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통계를 보면 중국산 TV 가격은 한국산 대비 평균 30~50% 저렴하지만 내구성·화질·소프트웨어 지원에서 차이가 크다는 분석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인 가격 경쟁 보다는 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할 것"이라며 "저가 가전 시장은 오래 갈 수 없다. AI로 연결되는 스마트 가전을 필두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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