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스틸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제철이 미국 정부에 ‘황금주’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황금주’는 극히 적은 지분으로도 중요한 사항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수한 주식이다. ‘황금주’ 소식이 시장에 알려지자 일본제철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8일, 일본제철이 US스틸 인수를 위해 미국 정부와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내용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와 관련해 US스틸이 본사를 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선출 데이비드 맥코믹 상원의원(공화당)은 27일 (현지 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US스틸의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인이 되며, 이사회의 과반수는 미국인이 차지하게 된다. ‘황금주’가 발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황금주’는 1주라도 보유할 경우 간부의 선임, 해고 및 주주총회 결의를 거부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주다. 인수합병(M&A)도 막을 수 있다. 맥코믹 의원은 ‘황금주’ 발행이 미국 정부와 일본제철이 체결할 안보 관련 합의 사항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내용을 “일본제철 측에서 제안해 왔다”고 밝히면서 “양측 모두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실제 ‘황금주’를 가지게 될 경우 미국 정부가 US스틸 이사회 구성과 미국 내 생산 수준 유지 등에 대해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고 짚었다.
신문은 다만 ‘황금주’는 인수를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검토 중에 있으며, 미국 정부에 아직 제안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으로 조율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경우 ‘황금주’ 부여를 제안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최종적으로는 ‘황금주’를 부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미국에서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 발행은 매우 드물다”면서 “미국 기업 지배 구조 전문가에 따르면 파산 절차 중인 비상장 기업이 채권자인 금융 기관에 ‘황금주’를 발행하는 사례는 있지만 상장 기업의 발행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제철이 US스틸 ‘황금주’를 미국에게 부여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시장에 알려지자 일본제철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28일 오전 일본 도쿄증시에 일본제철은 장중 한때 1.07% 떨어진 2878.5에 거래됐다.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게 될 경우 설비투자 등 거액의 재무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가운데 이번 황금주 발행 소식으로 인해 인수 조건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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