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콘트롤 타워 놓고 산업부·과기정통부 '동상이몽'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인공지능(AI) 기반 산업이 주요 국가 과제로 떠오르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새 정부 AI 조직 총괄을 놓고 물밑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29일 과학기술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AI 관련 조직을 자체 메인 부서로 키우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과기정통부가 육성해온 AI 전담 부서를 정권 교체에 맞춰 컨트롤 부서를 산업부로 이관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과기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과기정통부 내 AI 조직을 산업부가 총괄 형식으로 편입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전부터 편입 얘기는 계속 나왔다”며 “AI가 산업계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만큼, 산업부가 이를 산업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산업부의 시각은 과기정통부가 기초 연구에 집중해 실제 산업과 연계한 성공 사례를 못 만들고 있다는 것"이라며 "일부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아직은 산업과 연계하기보다 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할 때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두 부처의 이 같은 움직임은 새 정부 출범에 맞춰 AI 조직 확대를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후보들이 AI 기반 산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부처의 역할과 위상이 바뀔 수 있다는 판단에서 지금이 적기라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AI 기반 산업이 본격화하면서 관련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부처로 꼽힌다. 이날 산업부는 국내 주요 은행,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과 함께 산업기술혁신펀드를 중심으로 기업 연구개발(R&D)에 대한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기술 투자 펀드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편성된 총 4787억원(445개 과제) 가운데, AI팩토리(44개 과제·627억원), 인공지능 반도체(20개 과제·216억원), 자율주행차(82개 과제·1206억원) 등 AI 관련 산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산업부의 AI 투자 집중도 높아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본격적인 확산을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력 공급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 수급이 필수적이며, 이에 따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처럼 데이터센터 인근에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설치하거나, 국내형 ‘K-AI 데이터센터’ 모델처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SMR 부문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수력원자력이, ESS 분야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이 주요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산업부가 AI 조직을 조기에 편입해 관련 산업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려는 배경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약에 따라 산업부 내 에너지 부서를 '기후에너지부'로 분리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자, 그 대안으로 과기정통부의 AI 조직을 조기 편입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산업부가 이미 AI 관련 R&D를 수행 중인 만큼, 조직을 정식으로 편입할 경우 과기정통부가 구축해놓은 연구 인프라를 흡수해 산업용 AI를 더욱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산업 전반을 관할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등 해외 주둔 기업을 관할하는 산업부 입장에서는, AI 조직을 조기에 총괄하는 것이 산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정책 등은 과기정통부가, 산업 전반에서의 AI 적용은 산업부가 맡고 있다"면서 "조직 정리, AI 부서 기능 강화 등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구체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