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한 주거 지역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까지 진격했다고 주장했다.
양국이 포로와 전사자 시신 교환 일정을 두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러시아가 다시 한번 영토 확장에 나서 이목이 쏠린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제90근위전차사단이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방향으로 진격했다”고 밝혔다.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는 우크라이나의 철강과 기계공업, 군수 물류의 핵심 거점이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도네츠크·자포리자·헤르손 등과도 지리적으로 인접한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에서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진격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키이우 정권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협상에서 전쟁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자들은 새로운 지상의 현실을 맞게 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주장이 사실일 경우 2022년 전면 침공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중부 내륙까지 러시아군이 진출한 사례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발표를 즉각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전투는 여전히 도네츠크주 내에서만 벌어지고 있다”며 “러시아 측 발표는 허위 정보이며, 심리전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일축했다.
우크라이나 남부방위군도 “적군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 진입 의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며 “우리 군인들이 용감하고 전문적으로 전선을 지키며 침략자의 계획을 좌절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CNN은 “만약 러시아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진입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평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에는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포로와 전사자 시신 교환 일정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7일부터 교환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예고 없이 교환을 무기한 연기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협상단 전문가급 대표 중 한 명인 알렉산드르 조린 러시아군총정찰국(GRU) 정보국 1부국장은 이날 “1차 인도분인 우크라이나군 시신 1212구를 교환 장소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조린 부국장은 이 조치가 지난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에서 합의된 일정에 따른 것이라며 “6000명 이상의 군인 시신을 돌려준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시신이 복장 상태와 발견 장소를 근거로 우크라이나군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2일 이스탄불 협상에서 중상자, 환자, 젊은 군인 등 전쟁 포로를 교환하고 전사자 시신도 6000구씩 서로 인도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러시아 협상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은 전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국방부 연락팀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도착했으나 우크라이나 측 협상단은 아직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포로 처리 조정본부는 성명에서 전사자 시신 교환에 대해 정해진 날짜가 없었다고 반박하고 러시아가 포로 교환에 대한 합의된 기준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더러운 술수”, “날조”라고 원색 비난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장은 “이스탄불 협상 결과에 기반한 송환 활동은 다음 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측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전사자 유가족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을 피하려고 시신 이양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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