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기마다 금융지주 회장 '인사 회오리'…이번에는 다르다?

  • 진옥동·임종룡 임기 내년 3월까지…양종희 내년 11월

  • 호남 출신에 첫 임기…실적·리더십이 연임 가를 듯

사진각 사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사]
새 정권이 들어서면 의례적으로 바뀌던 금융지주 회장들이 이재명 정부에서는 연임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 임기 만료 시점이 내년으로 다가왔지만 모두 호남 출신인 데다 초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연임 가능성에도 무게가 쏠리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3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임기를 마친다. 같은 해 11월에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임기가 끝난다. 통상 회장 임기 만료 3~4개월 전부터 승계 절차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회장 인선 작업은 연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금융권 고위 인사들은 정권 교체 영향을 크게 받았다. 집권 세력이 바뀔 때마다 금융지주 회장단 교체가 이어졌고, 이는 정치권의 무언의 압박이나 인사 기조와 맞물려 있었다.

실제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2년 5월 취임한 이후 5대 금융지주 회장단은 임기에 맞춰 순차적으로 퇴진했다. 금융권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인사도 바뀐다’는 불문율이 있을 정도로 금융지주 회장 인사는 정무적 고려를 피해가기 어려운 구조였다.

게다가 금융감독원이 ‘CEO 셀프 연임’을 견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연임 절차 자체도 한층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이러한 제도 변화는 인사 절차에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지만 정치적 해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이재명 정부는 금융권 지배구조 개혁을 주요 국정 과제로 보고 있어 관련 가이드라인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벌써부터 회장 교체를 못 박기에는 이르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권 교체기라는 특수성이 있기는 하지만 양종희·진옥동·임종룡 회장이 모두 여당(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 출신이어서 교체 명분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양 회장은 전북 전주, 진 회장은 전북 임실, 임 회장은 전남 보성 출신이다.

특히 세 회장 모두 첫 임기인 만큼 연임이 고려된다면 실적과 리더십 검증이 우선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 1년을 넘겨 안정기에 접어든 시기여서 금융당국이 무리한 인사 개입보다는 제도 정비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 인사에 직간접적인 정치 개입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정권 교체 초기라는 특수성과 회장들의 지역적 기반이 맞물리며 기존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권에선 경영 연속성을 고려하면 임기 3년이 짧다는 인식이 있다”며, “당국에서는 3연임 이상부터 장기 연임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첫 임기라는 점도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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