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확보한 기밀 자료를 인용해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망을 피해 고농축 우라늄을 비공개 장소에 비축하고 있으며 핵무기 개발을 주도하는 과학자들이 이란혁명수비대(IRGC) 미사일 부대와 접촉을 시도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 같은 첩보를 바탕으로 이란이 ‘핵무기화(weaponisation)’의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지난 13일 선제 공격에 나섰다. 해당 정보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우방국들과도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확보한 핵심 정보 중 하나는 이란이 IAEA에 신고하지 않은 고농축 우라늄을 별도 장소에 보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물질의 정확한 위치나 농축 정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IAEA는 지난 9일 기준 이란이 공식적으로 40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란이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방공망이 크게 손상되고, 하마스·헤즈볼라 등 대리세력이 약화되면서 핵개발 가속을 새로운 전략적 선택지로 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특히 이란의 과학자들과 이란의 정예군인 이란혁명수비대(IRGC) 공군 수뇌부가 접촉할 예정이라는 사실도 포착해 우방에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IRGC 공군은 이란의 탄도미사일을 운용한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를 핵무기 프로그램이 ‘루비콘강’을 건넌 신호로 간주했다. 해당 회의가 실제로 진행됐다면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하는 구체적인 계획이 가동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핵탄두를 소형화하고 발사체에 싣는 작업은 매우 복잡해 이란이 이를 구현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짚었다.
한편 미국 정보당국은 이스라엘의 분석에 일부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털시 개버드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최근 이란이 당장 핵무기를 제조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미국 내 다른 정보기관들 역시 유사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개버드 국장은 이란이 당장 핵무기를 만들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해석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중단하고 워싱턴 DC로 복귀하는 비행기 안에서 “개버드가 뭐라고 말했는지는 상관없다”며 “(이란이) 핵폭탄 확보에 매우 근접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