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가 국정기획위원회에 제출한 '경제 선순환과 금융산업 혁신을 위한 은행권 제언' 보고서가 공개됐다. 소상공인금융공사 설립, 디지털자산 진출 규제 완화 등 주요 과제가 담겼다.
반면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2금융권을 대변하는 협회는 모두 정부에 공식 건의안을 제출하지 않았으며, 개별 요청사항이 있더라도 이를 은행연합회처럼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물론 2금융권 모두 구조적 개선이 필요한 고질적 과제를 안고 있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당국 기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 오히려 부담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된 모양새다.
2금융권이 정권 초반 발언을 자제하는 배경에는 업권 특유의 정책 리스크 민감성이 작용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연체율 상승 등으로 감독 강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라 당국과의 마찰을 피하고 내실 관리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여신금융업계도 카드론 규제, 대부업 관련 논의가 다시 불붙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어, 불필요한 주목을 피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아울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조직 개편안이 결정되지 않은 점도 업계의 관망 배경으로 꼽힌다. 정책 창구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섣불리 입장을 밝히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금융 규제 방향성과 감독당국 조직 개편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낸 뒤에야 업권별 요구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현재는 일부 실무 차원의 대응만 진행 중일 뿐, 2금융권의 침묵은 단순한 소극적 자세가 아니라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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