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내남결' 韓 제작진 손에서 탄생한 日드라마…글로벌도 통할까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판 [사진=CJ ENM]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판 [사진=CJ ENM]
한국 드라마계에서 새로운 흥행 공식을 썼던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일본판 오리지널 드라마로 다시 태어난다. 한국 제작진이 직접 기획, 현지 제작사와 협업해 선보이는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K드라마와 J드라마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모델로서 어떤 흥행 시너지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라마다호텔에서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판(원제: 私の夫と結婚して)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일본 배우 코시바 후우카, 사토 타케루와 스튜디오드래곤 손자영 책임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이하 '내남결'은 동명의 네이버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해 방영돼 화제를 모은 tvN 드라마의 리메이크는 아니며, 원작 소설의 스토리라인을 기반으로 일본 정서에 맞게 새롭게 구성한 오리지널 드라마다. 

기획은 CJ ENM 재팬과 스튜디오드래곤이 맡았으며,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제작사 자유로픽쳐스와 일본 대형 제작사 쇼치쿠가 함께했다. 한국 제작진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J드라마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면서도 상징적인 프로젝트다.

손자영 프로듀서는 이날 행사에서 "일본에서 기획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K팝이 한국 기획으로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성과를 낸 것처럼, K드라마도 현지 제작을 통해 지평을 넓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판은 한국판보다 인물 간의 감정과 관계의 깊이를 중심으로 풀어낸다"며 "인생을 연극 무대로 보고, 한 번도 주인공이었던 적 없는 여성이 주인공 자리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작품의 주인공 칸베 미사 역은 배우 코시바 후우카가 맡았다. 남편과 절친에게 배신당한 뒤 목숨을 잃고, 10년 전으로 회귀해 복수를 결심하는 인물이다. 

그는 "자기 인생을 살지 못했음에도 사람을 믿는 강한 여성이자, 두 번째 인생에서는 강단 있는 복수자로 거듭나는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칸베 미사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기업 회장의 손자 스즈키 와타루 역은 사토 타케루가 연기한다. 그는 "미사의 행복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인물"이라며 "확실한 중심축을 세우고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한편 두 배우 모두 한국 콘텐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코시바는 "어릴 적부터 한국 영화를 좋아했다. 제안을 받자마자 '내가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고, 사토는 "안길호 감독님의 작품을 평소 즐겨봤다. 함께 작업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며 감독과 제작진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사진CJ ENM
[사진=CJ ENM]

언어의 장벽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사토는 "한국어를 몰라도 감독님의 말을 절반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며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 언어는 큰 장벽이 아니었다"고 설명했고, 코시바 역시 "연기를 이해하고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주신 덕분에 불안이 많이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서를 반영한 연출 역시 주목할 만한 요소다. 손자영 프로듀서는 "처음 일본판 대본 회의를 할 때, 내연녀와 부인이 차를 마시는 장면이 등장했다. 왜 뺨을 안 때리냐고 물었더니, 그것이 일본 정서라고 하더라. 보다 정제된 감정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내남결'은 총 10부작으로, 내일(27일)부터 매주 금요일 2화씩 공개된다.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을 일본 현지 문화에 맞춰 재해석한 이번 드라마가, 일본은 물론 한국 팬들의 마음까지 다시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후반부에는 일본 오리지널 스토리가 포함돼 한국판을 본 팬들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제작진과 배우들이 입을 모아 전한 '같은 아이템의 다른 변주'는 과연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까. 한국에서 기획된 첫 J드라마의 도전이 성공적인 한일 합작의 본보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아마존 프라임에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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