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지도부 구성에 나섰다. 송언석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다음 달 1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새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의 임기가 이달 30일 종료되는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원내 지도부는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할 때까지 당 지도부를 어떤 형태로 구성하는 게 좋을지를 두고 당내 여론 수렴 작업을 진행했다.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오는 8월 열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새 비대위는 두 달 남짓 운영될 '관리형 비대위'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기가 짧고, 실질적 권한이 없다 보니 비대위원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유에서 송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새 비대위는 전당대회 준비와 내부 혁신이라는 과제를 안게 된다.
당장 전당대회와 관련해 현행 단일 지도 체제를 집단 지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단일 지도 체제는 당대표 '원톱' 구조로 당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을 따로 치른다. 반면 집단지도체제는 당 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를 함께 치러 득표율 순서대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맡는다.
구 주류 세력을 중심으로 집단 지도 체제로 거대 여당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당권 주자들은 기득권 유지를 위한 것으로 보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송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당 쇄신을 위한 혁신위원회 구성과 출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송 원내대표는 혁신위를 꾸려 당 쇄신 방안을 논의하고자 했으나, 김 위원장은 '5대 개혁안' 관철을 주장하면서 혁신위 설치에 반대했다. 결국 김 위원장의 임기가 종료된 이후 송 원내대표가 혁신위를 당 기구로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새 비대위가 출범하면 당권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전국을 돌며 '민심 투어'를 진행 중인 안철수 의원은 이날 대선 백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안 의원은 "계엄과 탄핵, 단일화 파동과 심야 후보 교체, 당원 게시판 논란과 분열된 선거운동, 그리고 처절한 대선 패배가 이어졌다"며 "그런데 정작 왜 졌는지 그 누구도 분석, 평가, 기록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력에 무기력했고, 민심에 무관심했던 어리석은 모습을 낱낱이 기록해야 한다"며 "그를 기반으로 혁신이 가능하고, 다시 국민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전 대선 후보는 지난 20일 전직 의원 40여명과 비공개 오찬을 가지는 등 당 안팎 인사들과 만나며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와 나경원 의원 등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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