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잔액은 69조55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1월28일(70조3447억원) 이후 최고치다. 여기에 단기 자금 운용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잔액 216조6889억원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 85조7657억원을 합치면 370조원이 넘는 대기성 자금이 증시 주변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유동성 확대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새 정부가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예고하고, 증시 활성화를 핵심 경제정책으로 내세우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정책 기대감은 실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7일 3055.94까지 상승해 상반기에만 27.4% 올랐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의 주주환원 기대감, 대북 친화 정책,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원화 강세 등으로 글로벌 대비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 심리는 신용거래 증가세에서도 확인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5351억원으로 6월 23일부터 20조원대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 7월 19일 기록한 20조983억원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이 12조4129억원, 코스닥시장이 8조1221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빚투'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신용 매수가 몰린 일부 종목에선 단기 과열 경고등이 켜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종목 수는 총 30개로, 3월(11개)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었다. 4월과 5월엔 각각 22개, 17개였다. 단기과열종목은 종가가 직전 40거래일 평균 대비 30% 이상 상승하고, 회전율이나 일중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경우 지정된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단기 과열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7월에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와 관세 유예 종료 등 이벤트가 다가오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실적 기대감이 낮은 업종이나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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