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채용 한파… 'AI 강화' 외친 크래프톤만 늘었다

  • 개발‧마케팅 비용 느는데 신작 흥행 '하늘의 별따기'

  • 단순 노동 영역은 AI가 빠르게 대체

  • 크래프톤, 나홀로 'AI 전문가' 모시기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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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의 신규 채용 규모가 2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 ‘신작 개발비 상승’과 ‘경쟁 심화’란 두 가지 악재 속에도 최소 수익성을 지켜내기 위한 조치다. 인공지능(AI)이 기존 단순 업무를 대체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1일 각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넷마블‧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위메이드‧컴투스 등 6개사의 지난해 합산 신규 채용 인원은 1362명으로 집계됐다. 2년 전인 2022년(2339명)보다 42%가 줄었다.

가장 감소 폭이 컸던 업체는 넷마블로, 2022년 224명서 작년 46명으로 79%가 축소됐다. 이어 컴투스 –53%(446명→210명), 엔씨소프트 –52%(646명→311명), 위메이드 –45%(595명→327명), 카카오게임즈 –34%(79명→52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직접적인 원인은 커진 게임 개발 비용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AA급 게임(수백만장 판매 목표 작품) 제작비가 2억 달러(약 2890억원) 초과 수준까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대작의 경우, 개발 기간이 지연되며 수익 회수가 늦어지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이 와중에 숏폼(짧은 영상) 등 자극적인 콘텐츠에 밀려 시장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신작 흥행이 어려워진 영향도 있다. 비슷한 장르와 콘셉트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며, 대다수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 이용자 눈높이 역시 상황 평준화됐고, 마케팅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는 게임 마케팅 서비스 산업이 전체 게임 시장 중 약 3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인건비 감축을 통한 수익성 사수가 불가피한 구조인 셈이다.

AI가 단순 노동 영역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대다수 게임사들이 게임 내 단순 에셋(아이템, 배경 소품 등) 제작, 기본 코드 작성, 품질 보증(QA) 일부 테스트 등 간편 영역에선 AI를 활용하고 있다.

‘AI 선도업체’를 선언한 크래프톤은 유일하게 채용 규모를 키웠다. 2022년 349명서 작년 416명으로 19%가 늘었다. 같은 기간 이직 인원은 182명서 97명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총 임직원 수는 1772명서 2024년 1905명까지 증가했다.

크래프톤은 신규 채용 확대에 대해 ‘AI 관련 투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단순 업무 대체가 아닌, 전문 인력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작년 채용 중 상당수는 AI 응용연구, 대형언어모델(LLM) 게임 AI 응용, AI 게임 기술 등 관련 직군서 이뤄졌다. 현재도 딥러닝본부서 10건의 신규 채용을 진행 중인 상태다.

최근에는 AI 관련 성과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올해에만 글로벌 3대 AI 학회에 10건의 관련 논문이 채택됐다. 글로벌 업체인 엔비디아와 협업 범위도 기존 게임 개발서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까지 넓혔다.

일본 3대 종합광고 업체인 ADK 인수로 AI를 앞세운 글로벌 콘텐츠 기업 도약 포석도 마련한 상황이다. 이미 AI 기반 영상 제작 능력 등을 갖춘 만큼, ADK의 콘텐츠 전문 역량을 더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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