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속 애순이와 관식이의 절절한 사랑의 서사가 청와대 사랑채에서 펼쳐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특별 전시 ‘K-드라마, 러브 챕터(Love Chapter)’를 오는 11월 30일까지 청와대 사랑채에서 진행한다.

사랑채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공중을 가로지르는 390여 개의 천 벽걸이 작품(패브릭 행잉)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사랑의 불시착’, ‘폭싹 속았수다’ 등 K-드라마 속 익숙한 장면들이 천장에서 펄럭인다. 천장에 매달린 사진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좋아하는 드라마 장면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터닝 챕터’ 공간에는 3면을 감싸는 대형 프로젝션 영상이 펼쳐진다. 관람객들은 빈백 소파에 푹 파묻혀 드라마 속 사랑의 장면을 감상한다. 잔잔한 드라마 삽입곡(OST)과 함께 영상 사이사이 드라마 촬영지였던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교차된다.

메인 전시 공간에서는 드라마 주인공들의 본격적인 사랑의 서사가 시작된다. ‘사랑의 시작’, ‘전개’, ‘이별’, ‘재회’로 이어지는 4개의 미디어 기둥은 관객을 드라마 속으로 이끈다.
첫 번째 기둥에서는 애순이와 관식이가 제주 바닷가에서 처음 입을 맞춘 장면을 보여준다. 그 안에 녹아 있는 서툰 첫사랑의 감정이 전시 공간에 고스란히 전해지니, 어느새 내가 드라마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에 빠져든다.
관광공사는 ‘폭싹 속았수다’, ‘웰컴투 삼달리’,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사랑의 불시착’ 등 특히 해외에서 인기를 끈 작품 위주로 전시를 구성했다. 전시는 매주 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2층에서는 새로운 전시 <연화, 설렘의 빛>이 관람객들을 맞아준다. 사랑채의 아름다운 풍광과 조선 왕실 밤잔치의 화려함을 보여준다.
먼저 눈길을 끄는 건 ‘반딧불이의 숲’. 수십 개의 조명이 음악의 흐름에 따라 은은하게 깜빡이며 공간을 채운다. 혼자보다 함께 빛날 때 더 아름답다는 반딧불이의 의미처럼 이곳은 ‘상생’과 ‘연결’의 메시지를 품고 있다. 사랑채 앞뜰을 형상화한 설치 공간에서는 등불 수십 개가 음악에 맞춰 춤추듯 위아래로 움직인다.
박혜미 관광공사 관광홍보관운영팀장은 “이곳은 청와대와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들이 꼭 들르는 사진 명소가 됐다”며 “지난해 6월 재개관 이후 사랑채를 찾은 누적 방문객은 54만 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사랑채 1층에는 로컬 여행 팝업 전시가 한창이다. 전시 주제는 ‘트래블 인덱스: 시즌1 기록에서 발견한 로컬 여행’이다. 가상의 인물 6명이 저마다의 문학작품에 영감을 받아 여행을 떠났다는 설정이다. 마치 친구의 집 책상 서랍을 몰래 열어보는 듯, 전시는 매우 개인적이지만 매력적인 방식으로 펼쳐진다.
‘다큐멘터리 PD 박동진’이라는 인물의 여행 서랍을 열면, 부산 영도에서의 ‘슬로우런 여행’이 시작된다. ‘깜깜이’라는 책에서 시작된 여정, 인터뷰 메모, 동선 지도, 여행에서 수집한 오브제까지 한 사람의 취향과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겼다.
스탬프 엽서를 직접 만들어보거나, 내가 떠나고 싶은 여행을 글로 남기는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팝업 전시는 오는 9월 1일까지 운영된다.
김남천 공사 관광콘텐츠실장은 “외국인 관광객의 약 38%가 한류 콘텐츠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만큼 이번 한국 드라마 전시 체험 공간이 한국에서의 추억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고, 다시 한국을 찾는 이유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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