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주 중국 방문기간 중 기자회견을 연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어온 그가 이번에 내놓을 대중국 메시지는 무엇일지 주목된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 관계자를 인용해 황 CEO가 오는 16일 베이징에서 언론 대상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황 CEO는 16~20일 현지에서 열리는 제3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CISCE)에 참석할 예정으로, 이번 기자회견은 이 일정의 일환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황 CEO의 방중 소식을 전하면서 엔비디아가 오는 9월 중국 시장 전용 인공지능(AI) 칩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점 등에 비춰봤을 때 황 CEO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전용 칩 출시 계획을 공식화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외신에 따르면 황 CEO는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을 겨냥한 기술 제재와 황 CEO의 방중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간 황 CEO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비쳐왔다. 이날도 황 CEO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기술 제재를 강화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하며 “중국군은 미국 기술 사용과 관련한 위험 때문에 미국 기술 사용을 피할 것이므로 우리는 그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군은 미국 기술에 의존할 수 없다. 언제든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가 불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기술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황 CEO는 지난 5월에도 "(미국의) 수출 통제는 실패했다"며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정면으로 비판했었다.
이에 일부 미 상원의원은 황 CEO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 방문 기간 중 미국 수출 규제를 약화할 수 있는 접촉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황 CEO의 이번 방중은 지난 4월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황 CEO는 이번 방중 기간 중국 2인자 리창 국무원 총리와 경제 실세 허리펑 부총리 등과 면담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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