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관세충격에 4월 약달러, 7월 강달러…환율 변동성↑

  • 트럼프發 관세에 다시 흔들리는 환율

  • 1380원대 재진입…달러인덱스 상승 마감

  • 4월과 반응 엇갈려…관세 피로감은 여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발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로 상승한 채 마감했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당시에는 '달러 약세'로 반응했던 시장이 7월 들어서는 '달러 강세'로 돌아서며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1381.2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6원 오른 1378.0원에 개장해 점차 상승 폭을 넓혔다. 오전 11시 41분께 1380원을 터치한 뒤 이내 하락했지만 오후 3시 이후부터는 줄곧 1380원을 상회했다. 환율이 1380원대에서 주간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달 23일(1384.3원)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밝히면서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22% 오른 98.07을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이후 처음 장중 98선을 회복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30%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EU의 상호관세율은 지난 4월(20%)보다 10%포인트 높아졌다. 멕시코는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체결국으로 지난 4월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졌지만 이번에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0일 대부분 국가에 15% 또는 20%의 포괄적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캐나다 상품 수입에는 상호관세 35%를 부과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같은 관세 변수임에도 시장 반응은 지난 4월과 엇갈렸다. 지난 4월에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발표 당시에는 관세 충격이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에 달러인덱스가 연초 대비 약 8%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1340원대까지 떨어졌다.

반면 7월 들어서는 같은 관세 변수임에도 무역 갈등 심화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안전자산 선호, 미국 경제의 견조함이 부각되면서 환율이 1370~1380원대에서 등락하는 등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월에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달러 약세가 나타났지만 7월에는 오히려 달러인덱스가 반등했다"며 "환율 방향성 예측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저가 매수와 차익 실현이라는 단기매매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관세 번복에 따른 피로감은 외환시장에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당분간 환율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이어가며 방향성을 탐색할 가능성이 크고, 미국 소비자물가가 관세 영향을 받아 예상치를 웃돌면 달러인덱스가 추가로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서한으로 촉발된 불확실성이 환율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번 주에는 6월 미국 물가지표 결과가 글로벌 외환시장 흐름에 중요한 변수"라고 짚었다. 이어 "금융시장의 관심은 관세 영향을 받는 품목의 (소비자물가) 상승 폭에 집중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러시아 추가 제재 강도도 주시할 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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